점유율 마법사, EPL도 삼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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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시티 지휘 2시즌 만에 우승… 라리가-분데스 이어 또 다른 정복
감독 9시즌 중 2시즌만 무관… 풀백 전방 침투 등 새 패러다임

‘토털 사커’ 요한 크라위프의 수제자 주제프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맨시티) 감독(47)이 3개국 리그 우승의 영광을 누렸다. 16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위 팀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의 33라운드 웨스트브로미치전 패배(0-1)로 맨시티는 남은 5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올 시즌 과르디올라의 맨시티는 각종 리그 기록을 갈아치우며 절대 강자로 우뚝 섰다. 지난해 8월 26일 본머스전(3라운드)부터 12월 28일 뉴캐슬전(20라운드)까지 EPL 최다인 18연승을 달렸다. 33라운드 우승 확정도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이 이끌던 2000∼2001시즌 맨유가 갖고 있던 최단 기간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한 것이다. 또한 현재 28승(3무 2패)을 거둔 맨시티가 앞으로 3승 이상을 거두면 직전 시즌 첼시가 기록한 한 시즌 최다승 기록(30승)도 넘어선다.

과르디올라 감독 개인으로서는 이번이 7번째 주요 리그 우승이다. 그는 2007년 바르셀로나 B(2군팀)에서 지도자 경력을 시작해 이듬해부터 바르셀로나 1군팀(프리메라리가)을 맡았다. 그때부터 바르셀로나(2008∼2012년)와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2013∼2016년)에서 각각 세 시즌 연속 리그 우승이란 진기록을 남겼다.

그 사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2차례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바르셀로나·2008∼2009, 2010∼2011시즌). 이번 시즌까지 감독으로서 9시즌을 치르는 동안 두 번을 빼고 모두 리그 정상에 올랐으니 그에겐 ‘우승 청부사’란 수식어가 전혀 어색하지 않다.

과르디올라 감독의 지난 10년은 그의 축구 철학이 왜 현대 축구를 선도하는 패러다임 중 하나가 됐는지를 설명한다. 영국 축구 통계 전문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에 따르면 올 시즌 맨시티는 유럽 5대 리그 전체 팀을 통틀어 점유율(65.9%)이 가장 높게 나왔다. 2위 프랑스 리그1의 파리생제르맹(62.6%)을 제외하면 상위 4개 팀은 모두 그가 거쳐간 팀. 바이에른 뮌헨(62%), 바르셀로나(60.8%) 순으로 나타났다.

“공은 하나다. 그것을 잡아야 한다.”(크라위프)

과르디올라는 스승 크라위프의 지도 아래 바르셀로나에서 선수 생활을 하며 ‘점유율 축구’에 눈을 떴다.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그는 후방 빌드업과 삼각 대형 유지, 풀백의 전방 침투 등 자신만의 색채가 가미된 점유율 축구를 구사했다. 90분 내내 그라운드를 지배하면서 이기는 전술이었다. 그리고 그의 축구는 세계 축구계를 매료시키고 있다.

“스무 살에 과르디올라 감독을 만났다면 기량이 더 많이 성장했을 것이다. 그는 내가 만난 최고의 감독이다.” 맨시티 주장 뱅상 콩파니(32)의 칭송이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주제프 과르디올라#맨체스터 시티#ep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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