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코미디 황제’ 이주일의 묘, 비석도 버려져…유골은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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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9월 14일 10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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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세7븐’ 캡처
사진=‘세7븐’ 캡처
‘코미디 황제’로 불린 개그맨 고 이주일(1940~2002년)의 유골이 감쪽같이 사라지고 비석은 버려진 것으로 전해졌다.

13일 TV조선 ‘세7븐’은 ‘故 이주일, 사라지다’라는 제목의 방송을 통해 2002년 8월 27일 폐암으로 별세한 이주일의 춘천 묘원 묘가 사라진 모습을 보도했다.

방송에 따르면 이주일의 비석은 판매용 전시 공간에 버려져 있었다. 묘원 관리인은 “치워버리려다가 유명한 분이고 공인이라 처분할 수 없으니까 여기 모셔둔 것”이라고 답했다.

이주일의 여동생은 “어느날 묘원에서 관리비가 체납됐다는 연락이 왔다. 연고지 없는 묘로 취급해 묘를 옮겨버렸다고 하더라. 그럴리가 없는데”라며 “오빠와 어머니 묘를 파서 옮기고, 다른 사람들이 그 자리에 묘를 썼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방송에 따르면, 5년 이상 관리비가 체납돼야 무연고 묘로 처리된다. 이주일의 지인은 “200만 원 넘는 관리비가 밀여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내가 그냥 두고볼 수 없었다(냈다)”고 설명해 관리비의 문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주일의 여동생은 “오빠 부인이 전화가 와서 ‘관리비가 없어서 모셔갔다. 네가 관리비 낼 거냐’고 하더라. 오빠랑 엄마 묘까지 다 파갔다”면서 “낼 테니까 (유골을)달라 했더니 그 다음부턴 전화도 안 받았다”라고 말했다.

방송에 따르면 지난 14대 국회의원 당시 이주일이 공개한 재산은 15억 원 상당의 연희동 건물과 10억 원 호텔의 전세권, 5억 원 이상의 분당 노른자위땅 등을 망라해 44억 원에 달했다. 이주일의 전 매니저는 “65억 원 이상 된다. 그때도 재벌이라고 했는데”라고 설명했다. 현재 가치로는 400억 원이 넘는다는 전문가의 설명도 뒤따랐다. 하지만 강남 아파트를 비롯해 신사동 햄버거 점포, 제주도 서귀포 별장지 등 이주일의 전 재산은 그의 사망 직후인 2003년 줄줄이 정리됐다.

제작진은 이주일의 아내와 딸들을 찾아 나섰고, 어렵게 큰 딸을 만났다.

이주일의 큰 딸은 “묘 관리비가 체납된 적이 없다”며 “이장할 때 납부한 관리비가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겠다. 어머니가 개장하셨다. 우리는 유골을 어떻게 하려고 머리를 쓰거나 한 적이 없다. 결백하다. 정말 가진 게 없다”고 말했다.

이어 “아버지 유골은 엄마 방에, 항아리에 담겨 있다. 할머니는 화장하고 아버지는 모시고 온 것”이라며 “돌아가신지 10년 됐고, 찾아오는 사람도 없어서 파낸 것이다. 어머니가 ‘의논은 하고 할 걸 그랬다’면서 부덕하신 거라는 말을 전해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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