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송해·이상벽·허참·임백천 “송해 선생님 없었다면, 뭉치기 어려웠죠”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6월 20일 06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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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벽 송해 허참 임백천(왼쪽부터)은 국내 예능프로그램의 산증인들로 꼽힌다. 이들이 MBC ‘일밤-세모방:세상의 모든 방송’으로 뭉쳤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이상벽 송해 허참 임백천(왼쪽부터)은 국내 예능프로그램의 산증인들로 꼽힌다. 이들이 MBC ‘일밤-세모방:세상의 모든 방송’으로 뭉쳤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송해 “옛날 방송처럼 여운 주고파”
이상벽 “후배와 간극 좁히고 싶어”
허참 “남자셋과 방송은 평생 처음”
임백천 “아직도 몰래카메라 같아”

이 정도면 최근 유행어인 ‘실화냐?’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그만큼 쉽게 보기 어려운 조합이다.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세모방:세상의 모든 방송’(세모방)으로 뭉친 송해(90)·이상벽(70)·허참(68)·임백천(59)이다. 가히 ‘베테랑 F4’라 부를 만하다.

인터뷰 시작과 동시에 송해는 “이렇게 모이는 건 처음”이라며 3회까지 방송을 마쳤음에도 믿기지 않는 모습이었다. 임백천은 “지금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몰래카메라가 아닌가 싶을 정도”라고 말했다. 허참은 세월을 비껴갔는지 패션 감각만큼 소감도 남달랐다. 1984년부터 25년간 KBS 1TV ‘가족오락관’을 진행했던 그는 “여성 파트너와만 해왔는데 남자 3명과는 평생 처음”이라며 웃었다. 후배들은 “송해 선생님이 없었다면 성사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들이 의기투합한 ‘세모방’은 박명수·박수홍·남희석·김수용 등이 참여한 세계 각국의 방송사 프로그램을 보고 ‘베테랑 F4’가 스튜디오에서 함께 시청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콘셉트이다. 임백천은 “후배들이 선배들에 다가가기 어려우니 이들과 그나마 가까운 제가 다리 역할을 한다”며 “이들의 의도를 100% 이해하는 건 아니지만…”이라며 겸연쩍게 웃는다.

“방송 흐름이 빨라 쫓아가기 힘들지만 피하지 않고 뛰어들어 파묻히고 싶었다. 젊은 후배들과 세대차이를 느끼지만 (KBS 1TV ‘전국노래자랑’으로)전국 각지를 돌며 그 또래 친구들을 만난 덕에 생각했던 것보다 어렵진 않더라. 하하! 다만 ‘언어장난’이 많아 줄임말 등을 알아듣지 못하는 경우는 종종 있다.”(송해)

“‘꼰대’라고 하겠지만 우리 시선에 후배들의 행동이 이상하고 못 마땅할 때가 있다. 하지만 설명을 들으면서 설득당하고 이해한다. 프로그램에 국한하지 않고 넓게 생각하면 대화를 통해 신구간 간극을 좁혀나가는 과정이다.”(이상벽)

이상벽 송해 허참 임백천은 국내 예능프로그램의 산증인들로 꼽힌다. 이들이 MBC ‘일밤-세모방:세상의 모든 방송’으로 뭉쳤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이상벽 송해 허참 임백천은 국내 예능프로그램의 산증인들로 꼽힌다. 이들이 MBC ‘일밤-세모방:세상의 모든 방송’으로 뭉쳤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실제로 방송 이후 젊은 시청자는 이들의 조합이 신선하다는 반응을 드러냈다. 특히 이들은 주변의 중장년층 지인들로부터 축하 문자메시지도 많이 받았다. 나란히 앉아있는 모습을 화면으로 보는 반가움과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에피소드를 더욱 풍성하게 하는 여전한 ‘입담’ 덕이다.

하지만 시청률은 5월28일 첫 방송 이후 평균 5%(닐슨코리아) 안팎. 베테랑이라고 시청률에 무신경하진 않다. 허참은 “방송을 오래하니 전체적인 시청률이 눈에 보이는데, 이번엔 예상에 조금 못 미치고 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에 송해는 “유행이 왔나 싶더니 어느새 가버릴 정도로 세월이 빠르다. 방송 흐름도 마찬가지다”며 “이 방식을 마냥 좇지 않으면서 웃음과 눈물을 전할 것이다. 옛날 방송처럼 여운을 남겨 충분히 감상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고 했다.

이날 인터뷰 장소인 방송사 대기실에 모인 네 사람의 모습은 저마다 달랐다. 꼿꼿한 자세로 들어서며 후배들에게 인사를 건넨 송해, 최근 새로 구입한 휴대전화 사용법을 젊은 작가에게 묻는 이상벽, 메이크업 중인 허참. ‘막내’ 임백천은 “아버님과 형님들”의 준비가 끝나기를 기다렸다.

이들이 꼽는 건강 비결은 뭘까. 송해는 “자신이 하는 일을 천직으로 여기고 열심히 하면 건강하다”고 조언했다. 이상벽은 “잠이 보약”, 허참은 “부지런히 몸을 움직이라”고 했다. “막내여서 건강 얘기는 못하겠다”는 임백천은 “뱃살 나오지 않게 하려고 항상 긴장하는 자세를 유지한다”고 조용히 소개했다.

그리고 네 사람은 사이좋게 스튜디오로 향해 저녁 늦게까지 열정을 불태웠다.

● 송해

▲1927년 4월27일생 ▲본명 송복희 ▲1955년 창공악극단 데뷔 ▲1970년대 MBC ‘웃으면 복이와요’ ▲1980년대 KBS라디오 ‘가로수를 누비며’, ‘코미디 총출동’ ‘유머극장’ 등 ▲1998년부터 KBS 1TV ‘전국노래자랑’ 진행중 ▲2003년 보관문화훈장

● 이상벽

▲1947년 8월28일생 ▲1968년 CBS라디오 ‘명랑백일장’ 데뷔 ▲1988∼1993년 MBC ‘주부가요열창’ ▲1992∼1999년 KBS 1TV ‘아침마당’ ▲1995∼2000년 KBS 1TV ‘TV는 사랑을 싣고’ ▲1998년 제25회 한국방송대상 사회상 ▲2002년 MBC 명예의 전당

● 허참

▲1949년 11월30일생 ▲본명 이상룡 ▲1971년 TBC ‘7대 가수쇼’ 진행자로 데뷔 ▲1974년 TBC ‘가요앙코르’ ‘쇼쇼쇼’ ‘가요청백전’ ‘올스타 청백전’ 등 ▲1984∼2009년 KBS 2TV ‘가족오락관’ 진행(단일프로 최장수 연속진행) ▲2006년 KBS 연예대상 공로상

● 임백천

▲1958년 5월30일생 ▲1978년 MBC ‘대학가요제’ 장려상 ▲1981년 건축기사 근무, 1986년 방송복귀 ▲1999년 KBS 1TV ‘좋은나라 운동본부’ 진행, 이후 KBS 2TV ‘슈퍼선데이’, MBC ‘특종 TV연예’ 등 ▲현재 KBS2라디오 ‘임백천의 라디오 7080’ 진행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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