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실점 행진 마감했지만…류현진, 돋보인 위기관리 능력

  • 뉴시스
  • 입력 2019년 5월 26일 13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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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 10개 맞고도 볼넷은 '0'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2·LA 다저스)이 연속 이닝 무실점 행진을 마감하며 아쉬움을 남겼지만 위기관리 능력을 발휘해 실점을 최소화했다.

류현진은 26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2019 메이저리그(MLB)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10개의 안타를 맞고도 2실점으로 막아냈다.

5월 들어 매서운 페이스를 자랑하며 박찬호의 기록을 넘봤던 류현진은 이날 뜻을 이루지는 못했다.

류현진은 지난 2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전에서 2회부터 20일 신시내티 레즈 전까지 31이닝 연속 무실점을 기록했다. 다저스 역대 최장 이닝 무실점 순위에서 밥 밀러, 페르난도 발렌수엘라와 함께 공동 10위에 올랐다.

이날 경기에서 3회까지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면 샌디 쿠팩스와 박찬호의 기록을 넘어설 수 있었다. 쿠팩스는 1963년 7월 33이닝 연속 무실점을 기록했다. 박찬호는 다저스에서 뛰던 2000년 9월 20일부터 2011년 4월 8일까지 두 시즌에 걸쳐 33이닝 연속 무실점 투구를 선보여 이 부문 역대 순위 공동 9위에 자리했다.

류현진은 공 7개만으로 1회말을 삼자범퇴로 끝내 32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브라이언 레이놀즈, 스털링 마르테를 연달아 3구 삼진으로 솎아냈다.

2회말 선두타자 조시 벨에 원바운드로 가운데 펜스를 맞추는 2루타를 얻어맞은 류현진은 후속타자 멜키 카브레라에 포수 앞에 떨어지는 땅볼을 유도했다.

그러나 이를 잡은 포수 러셀 마틴이 3루에 악송구를 저지르면서 벨이 홈까지 들어왔다.

케빈 뉴먼을 투수 땅볼로 잡은 류현진은 프랜시스코 서벨리에 중전 안타를 맞아 1사 1, 3루의 위기에 몰렸고, 콜 터커에 중전 적시타를 허용해 실점이 ‘2’로 늘었다.

류현진의 연속 이닝 무실점 행진도 끝나고 말았다. 2일 샌프란시스코와의 경기에서 1회 1점을 준 이후 처음으로 실점했다.

연속 이닝 무실점 행진을 마감한 류현진은 앞선 경기와 비교해 위력적인 투구를 하지는 못했다. 수 차례 위기를 자초했다. 피츠버그에 무려 10개의 안타를 얻어맞았다.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피안타다.

하지만 야수들의 도움 속에 빼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발휘해 실점을 최소화했다. 위기 상황에서도 심리적으로 크게 동요하지 않는 류현진의 위기 관리 능력은 정평이 나 있다. 그의 사전에 ‘대량실점’이라는 단어는 없었다.

2회말 1사 2, 3루의 위기에서 희생번트를 허용해 2사 2, 3루의 위기를 이어간 류현진은 애덤 프레이저에 컷 패트스볼로 유격수 땅볼을 유도해 더 이상의 실점을 막았다.

류현진은 3회말에도 마르테, 벨에 연속 안타를 맞고 1사 1, 2루의 위기를 만났다. 그러나 멜키 카브레라에 초구 투심 패스트볼로 유격수 방면에 병살타를 유도해 순식간에 이닝을 끝냈다.

류현진은 4회말 선두타자 뉴먼에 3루수 방면 내야안타를 맞았다. 대타로 나선 엘리아스 디아스에 체인지업을 공략당해 좌중간에 떨어지는 2루타를 허용했다. 중견수 알렉스 버두고가 다이빙 캐치를 시도했지만 타구는 글러브에서 빠져나왔다.

무사 2, 3루의 위기에서 류현진은 콜 터커와 조 머스그로브에 모두 외야 뜬공을 유도했다. 잘 맞은 타구였으나 외야수들의 글러브에 빨려들어갔다. 짧은 타구라 3루 주자가 홈을 밟기 힘들었고, 외야수들의 홈 송구도 주자들의 득점을 막았다. 류현진은 프레이저를 좌익수 플라이로 처리하고 실점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6회말에도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선두타자 뉴먼에 2루타를 허용해 또다시 실점 위기를 만났다. 하지만 디아스에 컷 패스트볼로, 터커에 체인지업으로 내야 땅볼을 유도해 침착하게 아웃카운트를 늘렸다.

류현진은 계속해서 2사 3루의 실점 위기를 이어갔으나 우익수 코디 벨린저의 호수비에 힘입어 제이크 엘모어를 우익수 플라이로 잡았다.

볼넷이 없었던 것도 류현진이 자멸하지 않았던 이유였다. 삼진 3개를 솎아내는 동안 볼넷을 하나도 내주지 않았다.

5회말 무사 1, 2루에서 벨을 상대하며 볼카운트 3B1S에 몰렸으나 과감한 승부로 내야 땅볼을 유도해냈다. 6회말 2사 2루에서 엘모어를 상대하면서도 체인지업, 컷 패스트볼 제구가 흔들려 볼 3개를 연달아 던졌으나 볼넷을 허용하지는 않았다.

시즌 탈삼진 62개, 볼넷 4개를 기록한 류현진의 삼진/볼넷 비율은 15.5가 됐다. 양대리그를 통틀어 압도적인 선두를 질주 중이다. 이 부문 2위는 잭 그레인키(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인데 7.44로 류현진과 격차가 크다.

볼넷을 허용하지 않은 덕분에 류현진은 피안타 10개를 맞고도 투구수 93개로 6이닝을 버텨 6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점 이하)도 이어갈 수 있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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