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여자부 개막특집 ③ 흥국생명 전력 분석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10월 17일 05시 30분


2016∼2017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한 흥국생명은 2017∼2018시즌 곧장 최하위로 추락했다. 올 시즌 키워드는 절치부심이다. FA로 김미연, 김세영을 데려와 공격력을 보강했다. ‘국가대표 레프트’ 이재영 역시 각오를 불태우고 있다. 1차 목표인 ‘봄 배구 진출’만 해낸다면 반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다짐이다. 사진제공|KOVO
2016∼2017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한 흥국생명은 2017∼2018시즌 곧장 최하위로 추락했다. 올 시즌 키워드는 절치부심이다. FA로 김미연, 김세영을 데려와 공격력을 보강했다. ‘국가대표 레프트’ 이재영 역시 각오를 불태우고 있다. 1차 목표인 ‘봄 배구 진출’만 해낸다면 반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다짐이다. 사진제공|KOVO
흥국생명의 지난 시즌은 ‘예견된 실패’였다. 2016~2017시즌 9년 만에 정규시즌 우승을 했지만 외국인 선수 영입과 자유계약선수(FA) 시장 전략 실패로 곧바로 최하위 추락을 맛봤다. 물론 여자배구는 지난 시즌 꼴찌 팀이 곧장 봄 배구 진출은 물론 우승까지 해낼 만큼 혼전의 리그다. 하지만 정규시즌 3위→우승으로 상승곡선을 그리며 ‘지속 가능한 강팀’으로 꼽혔던 흥국생명이 곧장 꼴찌까지 떨어진 것은 적잖은 충격이었다.

자연히 이번 오프 시즌 초점은 ‘절치부심’이었다. 공격적인 투자로 FA 센터 김세영과 레프트 김미연을 동시 영입했다.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도 2순위 지명권을 얻어 폴란드 국가대표 출신 베레니카 톰시아(30·189㎝)를 데려왔다. 다수의 전문가들이 이번 시즌 흥국생명을 우승권 강팀으로 꼽는 이유다.

흥국생명 이재영. 사진제공|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흥국생명 이재영. 사진제공|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 정상급 양 날개, 아이러니한 고민거리

‘국가대표 레프트’ 이재영의 존재감에 톰시아까지 기대만큼의 활약을 한다면 흥국생명의 좌우 쌍포는 리그 정상급 전열을 갖추게 된다.

하지만 박미희 감독의 고민거리가 바로 이 양 날개다. 박 감독은 “지금 내가 보는 톰시아가 베스트 컨디션인지, 점점 올라오고 있는 과정인지 모르겠다. 전자의 경우라면 쉽지 않을 것 같다. 스파이크를 정점에서 강하게 때리지 못한다”고 우려했다. 그나마 11일 도로공사와의 연습경기에서 활약하자 “조금씩 올라오고 있는 것 같다”고 다소 안도했다.

쾌활한 성격의 톰시아는 이미 선수들과 수년지기 단짝처럼 지내고 있다. 톰시아와 함께 입국한 큰 개는 선수단의 마스코트처럼 여겨진다. 경기력에서도 상승곡선에 올라탄 이상 큰 문제는 없을 전망이다. 그 지켜본 대부분의 배구인들 역시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오히려 레프트 이재영의 컨디션 관리가 시즌 내내 숙제로 남을 전망이다. 국가대표 일정 때문이다. 이재영은 비 시즌 내내 발리볼 네이션스리그(VNL),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국제배구연맹(FIVB) 세계여자배구선수권 대회에 불려 다녔다. 30경기 가까이 소화했는데, 대부분의 경기를 풀타임으로 뛰었다. 비 시즌 동안 한 번의 정규시즌을 치른 셈이다. 공격과 서브 리시브 모두를 도맡으며 어깨가 무거웠다. 대표팀의 성적이 좋지 않았던 탓에 스트레스까지 심했다.

한 눈에 봐도 살이 쏙 빠진 이재영을 두고 박 감독은 근심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박 감독은 “비 시즌에 제대로 쉬지 못했다. 연습경기 등을 소화하지 않고 있는데, 컨디션이 얼마나 올라올지 모르겠다”고 염려했다. 당사자는 정작 괜찮다는 반응이다. 이재영은 “많은 분들이 내 체력이나 몸 상태를 염려하신다. 걱정은 감사하지만 정작 나는 괜찮다. 솔직히 대회 내내 힘들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시즌 개막이 기대된다”고 미소 지었다.

흥국생명 김미연(왼쪽)-김세영. 사진제공|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흥국생명 김미연(왼쪽)-김세영. 사진제공|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 선순환을 기대하는 두꺼워진 뎁스

이재영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라도 오프 시즌 투자는 성공적이라는 자평이다. 레프트 김미연은 컵 대회에서 공격본능을 맘껏 뽐냈다. 정규시즌 들어서는 ‘수비형 레프트’로 이재영의 수비 부담을 한결 덜어줄 계획이다. 또한 공격에서도 김세영, 김채연 등 센터 자원들이 이재영과 점유율을 나눠가질 수 있다.

올해로 만 37세가 된 김세영의 체력도 관건이다. 지난 시즌에도 30경기에서 116세트를 소화하며 건재함을 과시했지만 30대 후반 고참급의 체력은 한 해가 다르다. 지난 시즌 신인왕 김채연을 비롯해 기존의 김나희 등의 센터 자원이 뒤를 받칠 계획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지명한 이주아 역시 당장 1군에서 쓰임새가 있을 전망이다. 드래프트를 앞둔 시점에서도 박은빈이 1순위로 꼽혔지만, 흥국생명의 선택은 달랐다. 박미희 감독은 이주아의 기본기를 높게 평가했다. 이동공격 능력 역시 기대를 거는 부분이다. 지난 시즌 흥국생명의 발목을 잡았던 센터진이 양과 질 모두 풍부해졌다. 세터 조송화 역시 “토스에 고민이 줄었다. 지난 시즌에는 이재영을 향한 토스가 너무 잦았다. 이번 시즌에는 경기 운영하기는 한결 수월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미희 감독이 가장 기대를 걸고 있는 부분도 바로 이 뎁스다.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 사진제공|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 사진제공|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 1차 목표인 봄 배구

그간 한국의 프로스포츠 감독은 ‘금녀’의 영역이었다. 2010~2011시즌 여자배구 조혜정 GS칼텍스 감독과 2012~2013시즌 여자농구 이옥자 KDB생명 감독이 있었지만 나란히 1년 만에 경질됐다. 하지만 박 감독은 2014~2015시즌부터 올해까지 5시즌 연속 지휘봉을 잡고 있다. 그가 걷는 길은 곧 여자 프로팀 감독의 역사다. 지난 시즌 최하위로 미끄러지긴 했지만 그 전까지 완연한 상승 그래프를 그려온 박 감독과 흥국생명이다. 박 감독은 “이제 그런 것은 신경 쓰지 않는다. 여성 감독으로 세우는 역사보다 흥국생명의 현재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선수단은 통합우승을 자신 있게 얘기하지만 박 감독의 시즌 목표는 ‘일단은 봄 배구’다. 강호로 꼽힌다는 평가에도 손사래를 치며 “냉정히 말해 우리는 지난 시즌 꼴찌 팀”이라고 한 발 물러선다. 그러면서도 “봄 배구에 진출만 한면 우리에게도 기회는 공평하게 열릴 것이다. 2016~2017시즌에 통합우승을 놓친 것이 못내 아쉽다”고 눈빛을 바꾸는 박 감독이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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