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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문의 ‘직감’·유영준의 ‘데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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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문의 ‘직감’·유영준의 ‘데이터’

이경호 기자 입력 2018-06-14 09:30수정 2018-06-14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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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김경호 전 감독-유경문 감독대행(오른쪽). 스포츠동아DB

지난 3일 전격적으로 사령탑이 교체된 NC 덕아웃의 가장 큰 변화는 선발출전 라인업 작성 방법이다.


김경문 전 감독은 전력분석파트가 제공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그날의 ‘감각’을 중요시했다. 최근 타격 페이스가 좋은 주전 선수라고 해도 훈련하는 모습을 보고 선발라인업에서 제외하기도 했다. 타격 훈련이 아닌 수비 장면을 보고 이미 써 놓은 라인업을 수정하기도 했다. 김 전 감독은 “그날따라 발걸음이 경쾌한 선수가 있다. 수비훈련 할 때 보면 몸이 가볍고 자연스럽게 의욕이 넘친다. 반면 자신도 모르게 무거워 보이는 경우가 있다. 미리 파악한 데이터에 그런 부분을 종합해 라인업을 쓴다”고 밝혔었다.


김 전 감독의 감각은 적중률이 매우 높았고 또다른 긍정적 효과가 있었다. 주전과 비주전을 가리지 않고 과감하게 젊은 선수들을 기용할 수 있는 판단 근거였다. 신인급 선수들은 축적된 데이터가 없다. 그러나 감독은 감각을 믿고 신뢰를 보냈다. 경기 전 김 전 감독은 날카로운 눈으로 그라운드를 응시했고 자주 선발출전라인업 제출 시간에 임박해서야 손 글씨로 수비 포지션과 타순을 써냈다. 장단점은 극명했다. 선수들은 베테랑 이호준(현 NC 코치)을 포함해 전원 누가 어떤 자리에 출전할지 모르고 훈련했다. 자연스럽게 긴장감, 건강한 내부 경쟁이 항상 존재했다.


4일부터 NC를 이끌고 있는 유영준 감독대행은 김 전 감독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선발 출전 라인업을 선택한다. 데이터 자료를 놓고 코칭스태프와 회의를 거쳐 연습시간 전 완료한다. 유 대행은 “여러 가지 자료를 참고한다. 상대 투수와 팀, 그리고 어떤 타순에 배치 됐을 때 가장 좋았는지 등의 데이터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김 전 감독 퇴임 이후 NC 경영진은 기다렸다는 듯이 데이터 코치직을 신설했다. 김 전 감독을 포함해 포수 출신 사령탑은 타 포지션 출신보다 데이터에 대해 높은 신뢰를 보인다. 동시에 현역시절, 배터리 코치 때 축적한 감각도 잘 활용한다. 감각과 데이터는 사실 모두 ‘경험’이 뿌리다. 한 곳에서 갈라진 어떤 줄기를 더 활용하느냐는 개인의 성향이다.


정답은 없다. 그러나 현재 NC는 세이버메트릭스를 훨씬 더 신뢰하고 있다. 그동안 NC의 강점은 끝없이 새로운 선수에게 기회를 주며 선순환 구조를 만든 점이다. 올 시즌 이 시스템은 동반 부진과 부상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김 전 감독을 대신해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유 감독대행은 새로운 운전 방법을 활용하고 있지만 아직 돌파구는 보이지 않는다.


KBO리그에서 데이터 야구로 큰 돌풍을 일으킨 첫 번째 주인공은 조범현 전 KIA 감독이다. 상대 선수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그라운드에서 그 정보를 전략을 구현해내는 시스템을 완성했다. 그러나 조 전 감독은 매우 인상적인 말을 한 적이 있다. “데이터는 파도파도 끝이 없다. 해석하기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진다. 너무 깊이 빠지지 않도록 스스로 경계했다. 결국 데이터는 과거다. 미래를 다 비춰줄 수는 없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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