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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베이스볼] KIA 新클로저 김윤동 “마무리? 재미는 없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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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베이스볼] KIA 新클로저 김윤동 “마무리? 재미는 없더라”

이재국 기자 입력 2017-06-20 05:30수정 2017-06-20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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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김윤동은 기존의 마무리투수 임창용이 10일 2군행을 자처하면서 그 이후 팀의 뒷문을 책임지고 있다. 이후 등판한 5경기에서 실점 없이 버티고 있지만, 스스로 만족하진 못하고 있다. 그는 “솔직히 마무리는 재미는 하나도 없고, 부담되는 자리다”면서도 “임창용 선배가 오실 때까지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예상치 못한 자리다. 꿈꿔온 자리도 아니다. 얼떨결에 맡은 마무리투수. 그래서 아직은 익숙함보다 어색함이 더 크다.

산전수전 다 겪은 KIA 베테랑 마무리투수 임창용(41)이 부진을 거듭한 끝에 2군행을 자처했다. 그게 10일이었다. 이후 갑자기 KIA 뒷문을 맡게 된 김윤동(24)은 일등 팀의 새로운 수호신으로 빠르게 안착하고 있다. 임시직으로 맡은 보직이지만, 어쩌면 자연스럽게 KIA의 젊은 클로저의 탄생이 진행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김윤동은 올 시즌 계속 보직이 바뀌었다. 선발투수에서 중간투수로, 그리고 마무리투수로 이동했다. 19일까지 32경기(선발 1경기)에 나서 2승(2구원승)1패, 3홀드, 8세이브, 방어율 3.05(41.1이닝 14실점)의 성적을 올리고 있다. 특히 공식적으로 마무리 보직을 맡은 10일 이후엔 5경기에 등판해 5이닝 동안 1안타 무실점으로 방어율 0.00을 기록 중이다. 시즌 피안타율이 0.228인데, 10일 이후 피안타율은 0.063이다. 이 기간 볼넷이 6개로 다소 많은 게 흠이지만, 한 번의 실패도 없이 1구원승, 3세이브로 소방수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하고 있다.

야구인생에서 처음 시작한 마무리 보직에 대한 느낌과 각오는 어떨까. 1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김윤동을 만나 그의 속마음을 들어봤다.

KIA 김윤동.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꿈도 꾸지 못했던 마무리투수

-갑자기 KIA의 뒷문을 맡았다. 마무리투수가 되고 싶은 꿈을 꾼 적이 있었나.

“어릴 때도 그랬고, 군대 가기 전에도 선발투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만 했다. 작년에 롱릴리프로 많이 나갔지만 그때도 ‘언젠가는 선발로 던지고 싶다’고 생각했지, 마무리는 꿈도 안 꿨다.(웃음)”

-지금까지는 마무리를 기대 이상으로 잘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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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나쁘지 않았지만, 경기 내용적으로는 힘들게 진행되는 부분이 있었다. 감독님과 코치님, 동료들에게 아직 완전히 신뢰를 주지는 못하고 있다고 본다. 기술을 더 연마해서 더 신뢰할 수 있는 투수가 되고 싶다. 나를 믿어주시는 데 대해 늘 감사한 마음이 있다.”

-처음 마무리를 맡았기 때문에 부담이 될 법도 한데.

“처음엔 그런 게 없었는데, 막상 마운드에 올라가니까 부담이 되더라. 깔끔하게 막아야한다는 부담감…. 중간에서 던질 때 몇 번 승리를 날리니까 미안하고 힘들더라. 마무리는 더 그렇지 않을까. 그냥 지금은 언제 나가든 열심히 던지겠다는 생각만 하고 있다. 형들도 그런 식으로 말씀을 많이 해주신다.”

-성격은 어떤가. 마무리투수는 실패의 기억을 빨리 잊는 것도 필요한데.

“남들은 나보고 낙천적이라고 한다. 나도 겉으로는 활발하게 보이려고 한다. 그러나 속으로는 생각이 많다. 내성적인 부분도 있다. 그래서 다른 사람에게 힘든 내색을 하거나 내 마음을 모두 털어놓지는 못한다. 그들도 힘들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팀 내에 속마음을 얘기할 수 있는 상대가 필요하지 않나.

“홍건희 형(1년 선배)하고 임기영(동기)과 친하다. 둘 한테는 속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서로 얘기하면서 힘이 되는 존재들이다.”

-임기영은 경북고 시절부터 함께 야구를 한 친구 아닌가.

“기영이가 군 제대하고 오면서 올해 함께 있어서 좋다. 둘이 카페 같은 데서 커피 한 잔 놓고 얘기하고 그런다. 조금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서로 조언도 많이 한다.”

-올해 한 명(임기영)은 선발투수로, 한 명(김윤동)은 마무리투수로 보금자리를 찾아가는 것 같다.

“하다 보니까 여기까지 왔다. 그렇지만 또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른다. 올해 둘 다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됐는데,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뿐이다.”

KIA 김윤동. 스포츠동아DB

● 아직 마무리 재미는 못 느껴요

-경기를 마무리하는 재미도 있을 것 같다. 지금까지는 큰 실패 없이 잘 하고 있는데.


“솔직히 마무리 재미는 하나도 없다.(웃음) 재미를 못 느끼겠다. 마운드에 올라가면 늘 긴장된다. 2군경기도 그렇고, 캠프 때 연습경기를 할 때도 그렇다. 그냥 타자를 어떻게든 잡아야한다는 생각뿐이다. 결과가 나면 기분이 좋기는 하지만 아직 재미까지는 모르겠다.”

-마무리투수로 보완해야할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카운트를 잡거나 결정구로 쓸 수 있는 확실한 변화구가 필요한 것 같다. 연습은 많이 하는데 생각만큼 팍팍 되지는 않는다.”

-클로저는 직구에 자신이 있으면 굳이 많은 변화구가 필요 없지 않나.

“그렇긴 하다. (최)형우 선배님이 타자 심리에 대해 조언을 많이 해주시는데, 투수가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려도 어설픈 변화구보다는 타자 입장에서는 힘 있는 직구가 치기 힘들다고 하더라. 그래서 볼카운트 불리하게 몰릴 때 자신 있게 직구를 던진다.”

-어떤 구종들을 던지나.

“주로 직구, 슬라이더, 포크볼 스리피치로 던진다. 체인지업을 던지는데 아직 완전히 손에 익지는 않았다. 직구에 자신이 있지만 직구가 안 되는 날 타자를 상대하는 데 한계를 느낀다. 그럴 때 타자도 눈치를 채고 슬라이더를 노리더라. 그럴 때 써먹을 다른 변화구가 필요하다는 걸 실감하고 있다.”

KIA 김윤동. 스포츠동아DB

● 임창용 선배 올 때까지 주어진 역할에 최선

-스프링캠프 때 선발로 준비했는데, 개막 후 중간으로 이동했다가 지금은 마무리 보직을 맡고 있다.


“스프링캠프 때 홍건희 형과 선발 준비를 했는데 그때 우리끼리는 ‘막상 시즌에 들어가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얘기하고 그랬다.(웃음)”

-마무리보다는 선발 쪽에 욕심이 많았던 것 같다.

“아마 투수 10명한테 물어보면 절반 이상은 선발 욕심을 낼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 팀 선발투수들 보면 정말 쟁쟁하지 않나. 내가 낄 수 없겠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웃음)”

-그렇다면 시즌 개막 후 로테이션에서 빠질 때 실망감이 컸을 것 같다.

“개막 3연전 때 일요일(4월2일 대구 삼성전)에 첫 선발등판(3이닝 4실점 패전)하고 일주일 이상 등판이 없었다(실제로 9일 후인 4월 11일 구원등판). 스스로 시즌 들어가면서 욕심을 냈던 게 있었지만 되는 게 하나도 없었다. 그땐 솔직히 ‘내가 등판이나 할 수 있을까’ 싶었다. 그때 욕심을 다 내려놨다. 그렇게 내려놨더니 점점 좋아지더라. ‘불펜에서라도 열심히 던져야지’ 했는데, 생각보다 좋은 결과들이 나왔다.”

-마무리 등판 전에 특별히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거나 스스로에게 주문을 하는가.

“아직 그런 건 없다. 긴장되기 때문에 마운드에 서면 타자는 안 보고 포수만 보려고 한다. 이승엽(삼성) 선배나 이대호(롯데) 선배, 최정(SK) 선배 등 커리어가 있고 이름이 있는 선배들이 타석에 들어서면 신경을 안 쓰려고 해도 솔직히 위협이 되더라. 그래서 속으로 ‘이건 연습피칭이다’는 생각을 하고 던지고 있다.”

-부모님이 대구에 사시는데, 아들이 야구를 잘 하니 야구장에 자주 오실 것 같다.

“내가 혼자 광주에서 자취를 하니까 가끔씩 반찬 가지고 오시기는 하지만 오히려 집에서 TV를 보시려고 한다. 아들이 부담될까봐 부모님이 더 조심하시는 것 같다.(웃음) TV로 보시다가 해설위원님들이 좋은 말씀 하시면 전화로 나에게 그 내용을 전해주곤 하신다.”

-어릴 때는 어떤 투수가 되고 싶었나.

“고향이 대구니까 어릴 때 삼성 투수였던 배영수(현 한화) 선배나 임창용 선배를 보면서 ‘나도 저런 투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팬들이 환호를 하고 응원을 해주는 선수가 되고 싶었다.”

-이제 김윤동 선수가 등판하면 KIA 팬들이 환호해주지 않나.

“아직은 그런 투수까지는 아니다. 지금은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몇 년을 잘 하고 그런 대접을 바라야하지 않나.(웃음) 지금은 일단 팬들한테 신뢰를 주는 투수부터 되고 싶다. 임창용 선배가 오실 때까지 나에게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할 뿐이다.”

● KIA 김윤동

▲생년월일=1993년 4월 1일
▲출신교=남도초~경상중~경북고
▲키·몸무게=186cm·97kg(우투우타)
▲프로 입단=2012년 신인드래프트 KIA(2차 4라운드 전체 38순위)
▲프로 경력=KIA(2012~2013년)~상무(2014~2015년)~KIA(2016년~)
▲입단 계약금=8000만원
▲연봉=2700만원(2016년)→4700만원(2017년)
▲통산 성적=64경기 2승4패·10세이브·5홀드·방어율 4.58
▲2017시즌 성적=32경기 2승1패·3홀드·8세이브·방어율 3.05(19일까지)

광주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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