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프로 출신 농구부 코치가 고교선수 동성 성추행”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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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학생 고소로 첫 재판 앞둬
“2017년 합숙중 술취해 범행”, 해고된 코치 “그런일 없었다”

프로 선수 출신의 고교 농구부 남자 코치가 자신이 지도하던 남학생을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돼 곧 재판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성추행을 당한 학생은 1년 반 가까이 피해 사실을 숨기고 지내는 동안 자살을 시도하는 등 괴로워하다 결국 선수생활을 그만뒀다.

22일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B 고교 농구부 코치로 있던 2017년 2월 중순경 새벽 시간대에 학교 내 농구부 숙소에서 C 군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이 학교 농구부는 동계 합숙훈련을 하고 있었다. 술에 취한 채 농구부 학생들의 방으로 들어간 A 씨는 자고 있던 학생들을 깨운 뒤 그중 C 군의 얼굴에 자신의 성기를 강압적으로 갖다 댔다고 한다.

C 군은 이날 일을 주변에 알리지 않았다. 학교 측에 문제를 제기하지도 않았다. 피해 사실을 알렸다가 코치의 눈 밖에 나 경기 출전 기회를 잃게 될 것을 걱정했기 때문이다. 성추행 피해를 당한 이후 C 군은 심한 트라우마에 시달렸다고 한다. 자살 시도도 몇 차례 했다. 그러다 더 이상은 혼자 감당하기가 힘들어 어머니에게 알렸다. 성추행 피해를 당한 지 1년 5개월 만이다.

C 군 어머니는 곧바로 A 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그리고 C 군은 선수생활을 그만뒀다. 어머니는 “아들이 아직까지 심리치료를 받고 있다”고 했다. C 군이 성추행 피해를 당할 때 숙소에 함께 있던 학생들 중 한 명이 당시 상황을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성추행을 한 적이 없고 시간이 지나 기억도 잘 나지 않는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A 씨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목격한 증인이 있다고 해도 나는 진짜 그렇게 한 적이 없다. 다른 학생들도 있었는데 그런 짓을 하겠느냐”고 말했다.

학교는 지난해 11월 경찰이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넘기자 A 씨를 해고했다. 지난해 12월 아동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위계 등 추행)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A 씨는 이달 말 첫 재판을 앞두고 있다.

김민찬 goeasy@donga.com·구특교 기자
#프로 출신 농구부 코치#고교선수 동성 성추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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