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피’ 승부수 KGC, 체질이 바뀌고 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2월 18일 22시 11분


코멘트

박지훈-변준형 가세 후 상승기류
박, KT때의 두배 뛰며 평균 15.8점… 변, 데뷔 2차전서 두자릿수 득점포
하위권 맴돌던 팀 어느새 5할 승률

KGC 김승기 감독(가운데)과 3라운드부터 팀에 합류한 박지훈(왼쪽), 변준형. 이적 후 아직 크게 혼나 본 적이 없다는 두 선수에 대해 김 감독은 “선수마다 스타일이 다른데 준형이는 아직 판단이 안 되고 지훈이같이 쉬지 않고 열심히 하는 선수는 혼내지 않는다”며 웃었다. 안양=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KGC 김승기 감독(가운데)과 3라운드부터 팀에 합류한 박지훈(왼쪽), 변준형. 이적 후 아직 크게 혼나 본 적이 없다는 두 선수에 대해 김 감독은 “선수마다 스타일이 다른데 준형이는 아직 판단이 안 되고 지훈이같이 쉬지 않고 열심히 하는 선수는 혼내지 않는다”며 웃었다. 안양=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지난달 26일 변준형(22)과 박지훈(23)은 2시간의 시차를 두고 프로농구 KGC에 입단했다. 이날 변준형은 신인드래프트로, KT에서 뛰던 박지훈은 트레이드로 KGC 유니폼을 입었다.

2라운드를 5연패로 마감한 KGC는 박지훈-변준형이라는 새 카드로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박지훈의 트레이드는 KGC 김승기 감독의 적극적인 구애로 성사됐고 변준형 역시 드래프트 당일부터 이미 자신의 이름을 새긴 유니폼을 받아 입었다.

‘긴급 수혈’ 효과는 있었다. KGC는 3라운드 첫 경기부터 연패를 깼다. “원하셨던 것만큼 보답을 해드려야 한다”는 박지훈은 KGC에서 이적 이전 시즌 기록의 두 배 수준인 평균 35분 17초를 뛰며 평균 15.8점을 올리고 있다. 변준형도 데뷔 후 두 번째 경기에서 곧바로 두 자릿수 득점을 하는 패기를 보였다. 시즌 초반 하위권을 전전하던 KGC는 18일 현재 5할 승률(11승 11패)을 유지하며 공동 4위에 올랐다.

자신을 향한 기대감을 알기에 두 선수는 새 둥지 KGC에서 연일 구슬땀을 쏟고 있다. 최근 데뷔전을 앞두고 KGC 안방인 안양실내체육관에서 만난 루키 변준형의 눈 밑은 강도 높은 훈련량을 보여주듯 다크서클이 짙었다. 인터뷰 도중 변준형이 “실수를 맨날 해요. 감독님이 원하시는 건 제가 (골을) 엄청 넣는 것 같은데…”라며 머리를 긁적이자 옆에 있던 박지훈은 “그렇게 하면 돼. 대학 때도 했잖아. 그런데 이제 외국인 선수들도 부숴야지”라며 짓궂게 웃었다.

신인 변준형에게는 아직 사소한 모든 게 긴장의 연속이다. 간판스타 오세근과 한방을 쓰고 있는 변준형은 “낮잠 잘 때도 오후 2시 반에 알람을 맞춰놓는데 깨보면 막 1시 40분, 2시 12분 이래요. 늘 알람 전에 깨요. 운동 늦으면 안 된다는 생각과 세근이 형이 깨면 안 된다는 생각이 합쳐져서요”라며 웃었다.

김승기 감독은 ‘뉴 페이스’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 감독은 박지훈에 대해 “선수들에게 ‘내가 이 선수를 왜 데려왔는지 아느냐, 코트에서 정말 쉬지를 않는다’고 했다. 늘 무릎이 굽어져 있는 농구를 하고 있다”고 했다.

변준형 역시 김 감독이 고교 시절부터 눈독을 들였다.

“코치 때 보고 ‘저 친구 잘되겠다, 한번 가르쳐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감독이 되고 몇 년이 지나 드래프트에 나오게 됐는데 앞 순위에서 나갈 것 같아 (드래프트 1순위 확률 5%였던) 우리 팀에는 가망이 없겠구나 했는데 어떻게 운이 돼서 2순위가 나왔다. 좋은 게 말할 것도 없다.”

KGC에서 새 농구 인생을 함께 열고 있는 둘에게 시즌 끝날 때쯤 서로가 어떻게 변해 있을지 물었다.

“지훈이 형은 감독님이 워낙 믿는 저희 팀 1번이잖아요. 한 단계 업그레이드돼서 ‘준형아, 치킨 먹을래?’ 이럴 것 같아요.”(변준형)

“준형이는 적응에는 분명 시간이 걸리겠지만 잘할 것 같아요. 신인왕도 받고요. 어깨 많이 올라와 있겠죠.”(박지훈)

안양=임보미기자 bo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