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구벌 데헤아’ 조현우, BBC 선정 ‘최고의 선수’…“후회없이 뛰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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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6월 19일 07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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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태극전사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첫 경기가 패배로 끝났지만 골키퍼 조현우(27·대구)의 빛나는 선방이 실망한 팬들의 마음을 달랬다.

한국은 18일(한국시간)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의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웨덴과의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예선 1차전에서 후반 20분 페널티킥으로 실점을 하면서 0-1로 패했다.

한국은 이날 불안한 수비와 ‘패스 축구’ 실종, 유효슈팅 0개 등으로 아쉬움을 자아냈다. 다만 ‘달구벌 데헤아’로 불리는 한국의 선발 수문장 조현우의 활약은 돋보였다. 그의 애칭은 스페인 대표팀의 골키퍼 다비드 데헤아(28)에 빗댄 표현이다. 날렵한 몸놀림과 반사신경, 머리 스타일이 데헤아와 닮았기 때문이다.

스웨덴전 수문장으로 깜짝 선택을 받은 조현우는 전후반 여러 차례 인상적인 선방을 보여주며 대량 실점을 막는 데 기여했다.

특히 전반 20분 스웨덴 미켈 루스티그가 문전으로 보낸 낮고 빠른 패스가 기성용의 발에 맞고 흘렀고, 이를 토이보넨이 다시 앞으로 밀어준 것을 베리가 왼발 슈팅으로 연결했다. 두 발짝 정도면 조현우가 서 있던 자리일 만큼 가까운 위치였지만 조현우는 이를 오른발로 막아냈다.

이날 한국은 조현우의 ‘선방쇼’ 덕분에 여러 차례 위기를 넘겼다. 조현우에게는 이날 경기가 7번째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 A매치 33경기를 뛴 골키퍼 김승규의 선발이 유력했지만 신 감독은 조현우에게 골문을 맡겼다. 비록 페널티킥으로 한 골을 내주긴 했지만 조현우는 안정적인 수비로 한국의 실점을 최소화했다.

경기 후 얀네 안데르손 스웨덴 감독은 조현우의 활약에 가장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으며, 영국 BBC는 한국-스웨덴전에서 최고의 활약을 보인 선수(Player of the match)로 골키퍼 조현우를 선정했다.

BBC는 한국과 스웨덴 선수 통틀어 가장 높은 점수인 총점 7.48점을 얻은 조현우를 최고의 선수로 선정됐다.

BBC는 “스웨덴은 한국을 꺾고 12년 만에 처음으로 진출한 월드컵에서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비디오판독(VAR) 판정으로 안드레아스 그랑크비스트가 페널티킥으로 선제 골을 넣은 덕분”이라고 이날 경기를 전반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 최고의 활약을 보인 선수는 스웨덴이 아닌 석패의 아픔을 겪은 한국에서 나왔다”며 “조현우는 전반 마르쿠스 베리의 결정적인 슈팅을 막아내는 등 맹활약했다”고 밝혔다.

조현우 다음으로 손흥민이 6.76점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그 뒤를 이어 스웨덴 폰투스 얀손(6.69점), 이승우(6.26점), 기성용(6.12점) 순으로 나타났다.

경기 후 조현우는 “골키퍼 코치님과 선수들끼리 미팅을 통해 분석을 많이 했고 준비한 대로 나온 결과였다”며 “비록 실점했지만 팀이 다운되지 않고 다음 경기를 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페널티킥 실점에 대해선 “분석을 통해 그 선수(안드레아스 그란크비스트)가 (공 방향을) 보고 찬다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 준비한 대로 안됐다”면서 “그래도 준비한 대로 경기력이 나왔다고 생각한다. 다만 뒤에서 더 소리치며 해야 했다는 아쉬움은 남는다”고 했다.

전반 20분 마르쿠스 베리의 위협적인 슈팅을 막아낸 순간에 대해서는 “막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안 했는데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며 “포기하지 않았고 어서 그 상황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고 설명했다.

조현우는 이날 경기 전에야 선발 출전 사실을 알게 됐다며 “골키퍼들은 누가 나가더라도 잘할 수 있도록 항상 준비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조현우는 첫 월드컵 무대였던 이날 경기에 대해 “긴장도 했지만 설레기도 했다”며 “선수들이 정말 많이 힘을 줬고 두렵지 않았다. 후회 없이 하려고 했다. 골키퍼 코치님도 하고 싶은 대로 다 하라고 하셨다”고 전했다.

조현우는 이날 팬들의 응원 덕에 힘을 얻었다며 “러시아에서 들으니 다른 느낌이었고 정말 좋았다”고 감사를 표했다.

다가올 멕시코전에 대해선 조현우는 “멕시코는 역습이 빠르지만 끝까지 해봐야 하는 거니까 잘 준비하면 안 될 것도 없다”며 “분위기가 좋아야 할 것 같다. 1패를 안았으니 더 공격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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