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련 딛고 1위’ 현대캐피탈, 안드레아스는 정답이었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1월 18일 05시 30분


코멘트
17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17-18 도드람 V리그’ 남자부 KB손해보험과 현대캐피탈 경기에서 현대캐피탈 안드레아스가 KB손해보험의 블로킹을 앞에 두고 스파이크를 날리고 있다. 천안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17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17-18 도드람 V리그’ 남자부 KB손해보험과 현대캐피탈 경기에서 현대캐피탈 안드레아스가 KB손해보험의 블로킹을 앞에 두고 스파이크를 날리고 있다. 천안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은 스트레스를 드라이브로 푼다. 어지간한 수준이면 배구에 더 몰입한다. 그러나 임계점을 넘어가면 한밤에 홀로 숙소 바깥으로 차를 몰고 나간다.

최 감독에게 이럴 때가 있었다. ‘도드람 2017~2018 V리그’ 개막을 불과 2주 앞둔 지난해 9월말이었다. 외국인선수 바로티가 연습경기 중 치명적 발목 부상을 입었다. 최소 6주 진단이 나왔다. 바로티는 최 감독의 야심작이었다. 라이트 바로티, 레프르 문성민이라는 새 포메이션을 심혈을 기울여 준비했다. 그러나 해보기도 전에 틀 자체가 엉클어졌다. 2016~2017 V리그 우승 공신인 센터 최민호도 병역 의무를 위해 빠져나간 상태였다.

토대부터 흔들릴 고비에서 최 감독이 선택한 대안은 그리스 출신 레프트 안드레아스(29)였다. 원래 트라이아웃 때부터 최 감독은 안드레아스를 눈여겨봤다. 그러나 배구를 대하는 진지함에서 확신을 가지지 못했다. 하지만 결국 인연이었다.

현대캐피탈의 부름에 응한 안드레아스는 뜻밖의 해답이 되어줬다. 경기가 거듭될수록 조직력에 녹아들었다. 17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KB손해보험과의 전반기 최종전, 안드레아스는 19득점(공격성공율 55.17%)을 뽑았다. 라이트 문성민(15득점) 이상의 득점력이었다.

안드레아스를 앞세워 현대캐피탈은 세트스코어 3-0(25-21 25-22 25-17)로 이겼다. 7연승으로 전반기를 마감하며 승점 54(17승7패)로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 2위 삼성화재(승점 47)와의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우승을 해냈던 직전 시즌보다 더 열악한 전력으로 그 이상의 실적을 내고 있다. 현대캐피탈 센터 신영석은 속공, 블로킹, 서브 등에 걸쳐 전반기 MVP로 손색없는 성적을 내고 있다. 신영석이 중앙에 버티며 상대 블로커 라인의 견제가 집중될 때, 사이드에서 가장 효과를 내고 있는 존재가 안드레아스다. 현대캐피탈 내부에서도 “지난 시즌 우승 공신인 대니보다도 기술적 능력이 우월하다”고 인정하고 있다. 현대캐피탈 특유의 소통 문화는 안드레아스가 가진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주고 있다. 팀과 선수의 궁합 면에서 서로에게 축복이다.

천안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