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룡해, 평창 계기로…文대통령-펜스 美부통령 만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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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월 15일 16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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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은 참석 어려울 듯 … 최고지도부 상무위원 대리참석 유력
북-미-중 2인자·최측근들, 정상의 어떤 메시지 전할지 주목

동아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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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등 주요국 정상들이 참석하지 않는 대신 측근이나 2인자들이 조우해 정상들의 메시지를 주고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최측근인 최룡해 당 조직지도부장의 참석 가능성이 높아 이를 매개로 한 북핵 대화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평창 참석에 공을 들여온 시 주석은 현재로서는 “참석이 어려워 보인다”는 것이 베이징 외교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그 대신 시 주석이 파견하는 특별대표단장 자격으로 중국 최고지도부인 상무위원(시 주석 포함 7명) 가운데 한 사람이 참석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문 대통령은 11일 시 주석과의 통화에서 재차 평창 올림픽 참석을 요청했지만 시 주석은 확답을 주지 않았다. 중국 측은 두 정상의 통화 결과를 발표하면서 문 대통령의 참석 요청 사실조차 언급하지 않아 시 주석의 불참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한 외교 소식통은 “미국 등 다른 주요국 정상들이 참석하지 않는 점과 한중관계 개선에서 속도 조절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 주석이 방한하기에는 이르다는 고려 등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은 일찌감치 트럼프 대통령 대신 마이크 펜스 부통령 참석을 발표했다.

중국 상무위원은 시 주석을 포함해 서열 2위 리커창(李克强) 총리, 3위 리잔수(栗戰書) 전 중앙판공청 주임, 4위 왕양(汪洋) 부총리, 5위 왕후닝(王호寧) 신임 당 중앙서기처 서기, 6위 자오러지(趙樂際) 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7위 한정(韓正) 전 상하이시 당서기로 구성된다.

정상급인 리 총리가 올 수도 있지만 시 주석의 최측근인 리 전 주임이 방한해 시 주석의 메시지를 전할 가능성이 있다. 리 전 주임은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한국의 국회 격) 상무위원장에 오를 것이 유력하다. 주중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시 주석 참석 여부에 대해 아직 최종 결정이 나지 않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목되는 것은 최룡해의 방한 가능성이다. 대북 소식통은 “최룡해가 고위급 대표단을 이끌고 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최룡해는 국가체육지도위원장이던 2016년 브라질 리우 올림픽에 참석했다. 현재 위원장은 최휘이지만 북한이 평창 올림픽 참가를 통해 제재 회피와 체제 선전, 대화 모색 등을 동시에 노릴 것으로 보이는 만큼 김정은의 최측근인 최룡해가 김정은의 메시지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최룡해가 방한하면 김정은의 특사 자격으로 청와대를 찾아 문 대통령을 예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국 매체들은 펜스 미 부통령과 최룡해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평창에서 만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북미 2인자가 만나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의 메시지를 주고받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평창 올림픽 계기에 남-북-미의 연쇄 북핵 대화가 이뤄질 수도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한국 정부의 한일 위안부 합의 조사 결과 등에 반발하면서 평창 올림픽 참가가 불투명해졌다. 보수 성향 일본 언론들은 아베 총리가 평창 올림픽에 불참할 것이라고 보도했으나 일본 정부는 아직 참석 여부에 대해 분명히 밝히지 않고 있다. 러시아 올림픽대표팀이 도핑 조작 혐의를 받아 개인 차원의 올림픽 참가만 허용됐기 때문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역시 참석 가능성이 낮다.

베이징=윤완준특파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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