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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자 문자메시지에 담긴 정성훈의 진심과 근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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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자 문자메시지에 담긴 정성훈의 진심과 근황

정재우 기자 입력 2017-12-07 05:30수정 2017-12-07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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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훈. 스포츠동아DB

11월 22일, 그날도 그는 평소처럼 잠실구장으로 출근했다. 상당수 후배들은 일본 고치 마무리캠프에서 훈련 중이었다. 개인훈련을 위해 잠실구장을 찾은 그를 구단 간부가 불렀다.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보류선수(재계약 대상자) 명단에서 제외됐고, 그날 오후 예정된 2차 드래프트에서 어쩌면 다른 팀의 지명을 받을 수도 있다는 내용이었다. 잠시 후 라커룸으로 간 그는 묵묵히 짐을 꾸렸다. 그날 현장에서 일련의 과정을 쭉 지켜본 한 후배는 할 말을 잃었다. 그 후배는 “뭐라 위로의 말도 건네지 못했다. 그냥 라커룸 의자에 앉아 멍하니 짐 싸는 모습을 바라만 봤다”고 털어놓았다.

베테랑 내야수 정성훈(37)이 LG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은 지도 어느덧 2주가 지났다. 그 사이 분노한 일부 팬들은 잠실구장 앞에서 릴레이 항의시위를 이어갔다. 2차 드래프트 이후에나 통보해도 됐을 법하지만, 나름 예우 차원에서 당일 오전 방출 사실을 알렸다는 LG 구단은 성난 ‘팬심’에 직면해 여전히 곤욕을 치르고 있다. 11월 30일 정성훈의 방출은 KBO의 보류선수 명단 공시를 통해 공식화됐다. 그러나 그를 자유계약선수로 영입하겠다는 구단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정성훈의 심정을 듣고 싶어 핸드폰 통화를 시도했다. 받지 않았다. 정중하게 문자메시지를 남겼다. ‘요즘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하다. 괜찮다면 전화를 달라.’ 그로부터 한 시간여가 흘러 전화벨 대신 문자메시지 알림음이 울렸다.

“안녕하세요. 제가 이렇게 전화 드릴, 그건 아닌 것 같아서 이렇게 문자 남깁니다. 요즘 LG나 저에 대한 기사가 많이 나와서 좀 죄송한 부분이고요. 마음 좀 불편한 상황입니다. 다른 곳에서 연락 와서 야구를 더할 수 있었으면 하는 그런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는 입장입니다. 잘 마무리돼서 얼굴 뵙고 얘기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오면 좋겠네요. 추운데 감기 조심하시고요. 이렇게 연락 주셔서 감사합니다.”

200여자의 문자메시지를 또박또박, 그러나 무척이나 절제된 심정으로 눌렀을 정성훈의 얼굴이 아른거렸다. 그의 표현대로 ‘잘 마무리돼서’, ‘야구를 더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정재우 전문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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