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내 야구는 ○○다]<1> 삼성 류중일 감독의 ‘화공’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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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 우승멤버 + 막강 이승엽… 가슴 설레 자다가 벌떡 깹니다”

《 프로야구가 4월 7일 개막한다. 올 시즌에는 흥행카드가 많아 시범경기부터 팬들의 관심이 폭발적이다.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지략 대결을 펼칠 8개 구단 감독이 본보 지면을 통해 차례로 자신의 구상을 밝힌다. ‘2012년 내 야구는 ○○다’ 사령탑 릴레이 인터뷰 첫 회의 주인공은 지난해 챔피언 삼성 류중일 감독이다. 》
2연패 노리는 류중일 감독의 머릿속엔… 프로야구 삼성의 류중일 감독이 20일 인천 문학야구장에서 열린 시범경기 SK전을 앞두고 정규시즌, 한국시리즈, 아시아시리즈 2연패를 의미하는 엄지손가락 2개를 치켜세우고 있다. 류 감독은 8년 만에 국내에 복귀한 이승엽을 앞세워 “화공(화끈한 공격야구) 시즌2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삼성 제공
2연패 노리는 류중일 감독의 머릿속엔… 프로야구 삼성의 류중일 감독이 20일 인천 문학야구장에서 열린 시범경기 SK전을 앞두고 정규시즌, 한국시리즈, 아시아시리즈 2연패를 의미하는 엄지손가락 2개를 치켜세우고 있다. 류 감독은 8년 만에 국내에 복귀한 이승엽을 앞세워 “화공(화끈한 공격야구) 시즌2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삼성 제공
그는 기자들의 곤란한 질문에도 돌아가는 법이 없다. 그와 대화를 나누다 보면 ‘경상도 남자는 과묵하다’는 통념도 잠시 잊게 된다. 성품만큼이나 화끈한 야구로 사령탑 데뷔 해인 지난해 프로야구 정규시즌, 한국시리즈, 아시아시리즈까지 제패하며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삼성 류중일 감독(49).

시범경기가 한창인 20일 인천의 원정 숙소인 파라다이스호텔에서 만난 류 감독은 화통한 웃음으로 기자를 맞았다. 그는 “지난해 3월에는 성적 걱정 때문에 잠을 못 잤는데 올해는 기대감 덕분에 새벽에 일찍 깬다”고 말했다.

○ 이승엽 & 최형우 시너지 효과 기대

류 감독은 지난해 처음 지휘봉을 잡았을 때 ‘화끈한 공격야구’를 천명했다. 2005년부터 6시즌 동안 ‘지키는 야구’로 우승 2회를 일군 전임 선동열 감독(49·현 KIA 감독)과는 선을 긋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지난해 삼성은 팀 타율은 7위(0.259)에 그쳤지만 홈런왕 최형우를 배출하는 등 공격 면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류 감독은 “올해는 화공(화끈한 공격야구의 준말) 시즌2를 선보이겠다”며 “정규시즌 우승을 향해 달린 뒤 한국시리즈, 아시아시리즈 2연패까지 단계적으로 이루고 싶다”는 목표를 밝혔다.

‘화공 시즌2’의 키 플레이어로는 8년 만에 국내 무대에 복귀한 이승엽(36)을 지목했다. 그의 눈에는 벌써부터 ‘이승엽 효과’가 보인다. “이승엽의 진지한 훈련 자세와 일본에서 어려움을 극복한 경험이 젊은 선수들에게 피와 살이 되고 있어요.”

3번 이승엽과 4번 최형우(29)의 미묘한 자존심 싸움도 오히려 반갑다. “관중이 (이)승엽에게 더 환호하는 것에 대해 (최)형우가 자존심 상해한다는 말을 들었어요. 그러나 이는 형우가 극복해야 할 부분이죠. 건전한 경쟁이 시너지 효과로 이어질 겁니다.”

○ 판세는 ‘8강 8약’

삼성은 지난해 우승 전력이 건재한 데다 이승엽까지 가세해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올 시즌은 1강(삼성) 7중’이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하지만 류 감독은 세간의 평가를 조목조목 반박하며 올 시즌 판세를 ‘8강 8약’으로 전망했다.

류 감독은 “이대호, 장원준이 빠진 롯데가 약해졌다고 하는데 천만의 말씀이다. 오히려 기동력이 강화됐다. 젊은 선수들이 성장한 넥센도 무섭더라. 김태균 박찬호가 복귀한 한화도 다크호스다”라며 “8개 구단 모두가 4강 후보다. 변수가 생기면 삼성도 4강에서 미끄러질 수 있는 게 야구”라고 말했다.

○ 새 얼굴 심창민 박정태 주목

류 감독은 주목해야 할 선수로 KIA에서 이적한 박정태(27)와 ‘제2의 권오준’으로 주목받는 사이드암 심창민(19)을 꼽았다. 류 감독은 “최강 삼성 불펜이 노쇠 기미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들이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이다”라고 기대했다. 메이저리그 10승 출신으로 기대를 모은 외국인투수 미치 탈보트(29)에 대해서는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국내 타자들에게 많이 맞았는데 공부가 많이 됐을 것이다. 좋아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류 감독은 지난해 우승 후 아내의 오랜 소원 하나를 들어줬다. 불교 집안에서 자란 그가 기독교 신자인 아내를 위해 성탄절에 교회를 찾아 우승 헌금을 한 것이다. “지난해에는 정규시즌 79승, 한국시리즈 4승, 아시아시리즈 3승을 합쳐 86만 원을 헌금했어요. 올해 성탄절에는 지난해보다 1승을 보태 87만 원을 하고 싶어요.”

인천=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류중일#삼성#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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