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찾은 중국 허난 김학범 감독 “만만디식 ‘뻥축구’ 뻥∼중국에 된장축구 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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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19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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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명 선수단 이끌고 목포 등서 6주 전훈…실력·의욕 부족…시스템 접목 꿈도 못꿔

중국 슈퍼리그 허난 전예 지휘봉을 잡은 김학범 감독이 동계전지훈련지 목포축구센터에서 만나 새로운 도전을 꿈꾸고 있다.
중국 슈퍼리그 허난 전예 지휘봉을 잡은 김학범 감독이 동계전지훈련지 목포축구센터에서 만나 새로운 도전을 꿈꾸고 있다.
“기초부터 천천히 가르치고 있지. 초등학생에게 대학교 리포트를 쓰라고 할 수 없잖아.”

K리그 성남 일화를 떠났던 김학범(51) 감독이 다시 돌아왔다. 중국 슈퍼리그 허난 전예 사령탑 자격으로 고국을 찾았다.

26명의 허난 선수단의 전지훈련이 한창인 17일 목포축구센터에서 만난 김 감독은 “팀의 모든 걸 바꾸려 한다. 훈련 태도부터 시스템까지 아예 처음부터 시작한다는 표현이 옳다”고 말했다. 허난이 김 감독을 새 수장으로 선임한 까닭은 단 하나. 한국 축구만이 갖춘 최고의 장점 중 하나인 ‘정신 무장’ 때문이다.

“팀에서 ‘변화’와 ‘혁신’을 원했다. 지난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한 뒤 많은 걸 깨달았다고 하더라. 해외 축구를 처음 경험하며 어떤 축구가 옳은지 알게 된 듯 하다.”

오랜 시간, 공한증에 시달리고 있는 중국 축구. 허난은 투지와 의욕이 넘치는 한국의 정신을 조금이나마 배우기 위해 1994년 창단 이후 처음으로 한국을 전훈지로 삼았다. 자금력이 나쁘지 않기에 당초 유럽 전훈까지 고려했으나 결국 한국에서 6주 동안 훈련을 이어가기로 했다.

‘팀 스피리트(정신)’의 중요성을 이제야 깨달은 허난이다. 2주 간의 목포 훈련을 마치면 2주 간 광양에서 담금질 한 뒤 울산에서 최종 훈련을 할 계획이다. 승부사 기질이 다분한 김 감독이지만 일단 욕심을 버렸다. 김 감독의 표현을 빌자면 “국내 대학 팀 정도”다.

한국으로 건너오기 전, 광저우에서 한 달 가까이 1차 전훈을 하는 동안 명지대와 3차례 연습경기를 치러 2무1패를 했다. 김 감독이 자랑하는 특유의 시스템 접목은 아직 생각할 수도 없다.

중국 특유의 ‘만만디’에 잔뜩 젖어 있는 허난이다. 김 감독이 처음 부임했을 때 선수들의 눈빛을 보며 크게 실망했다.

“표정들이 어두웠다. 가장 먼저 선수단에 한 말은 ‘눈빛을 똑바로 하라’ ‘강하게 하라’ ‘너희가 가진 기를 뽑아내라’였다.”

뻥 축구가 여전히 존재한다. 아직 전술적인 준비도 못하고 있다. 선수단 틀도 거의 정비하지 못했다. 부임 이후 브라질 용병 파비우를 선발한 게 전부였다. 국내 선수 영입도 고려하지만 올 시즌 슈퍼리그 개막 시점이 4월이기에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선택하려고 한다.

“흡연을 하고, 음주하는 문화가 여전히 존재한다. 기본이 부족하다. 천천히 볼을 돌리는 데 익숙하다. 유일하게 지금 주입하는 부분은 ‘빠른 전개’와 ‘강한 패스’다.”

남부대와 연습경기를 치르는 허난 선수들을 응시하고 있던 김 감독의 입에서는 “콰이 콰이(빨리 빨리)”란 외침이 쉼 없이 흘러나오고 있었다.목포|글·사진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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