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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 걸린 전반기 2위, 한화가 달라진 비결은 ‘3가지 없는’ 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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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 걸린 전반기 2위, 한화가 달라진 비결은 ‘3가지 없는’ 야구!

강산 기자 입력 2018-07-12 05:30수정 2018-07-12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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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2018시즌 개막 전만 하더라도,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지난 10년간 바닥권을 헤매던 한화가 올 시즌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전반기 종료를 앞둔 가운데 판을 흔들고 있다. 신임 사령탑 한용덕 감독 체제에서 ‘혹사’와 ‘강제성’, 그리고 ‘행복수비’의 세 가지가 사라진 덕분이다. 스포츠동아DB

“더 이상 무슨 말을 할까요.”



한화 박종훈(59) 단장은 이 같은 말로 ‘2018 신한은행 MYCAR KBO리그’ 전반기를 결산했다. ‘기대 이상’이라는 수식어를 넘어 모두를 놀라게 한 성적을 두고 한 말이었다. 한화가 11일 대전 넥센전(8-22 패)까지 51승 37패로 승률 0.579의 성적을 거둔 것은 구단 외부뿐만 아니라 내부에서도 그야말로 경천동지(驚天動地)할 법한 대형 사건이다. 지난 10년간(2008~2017시즌) 5차례 최하위 포함 단 한 번도 포스트시즌(PS)에 진출하지 못한 아픈 기억이 있기에 더욱 그렇다.



순위도 눈에 띈다. 같은 날 잠실에서 3위 SK가 LG에 1-3으로 패하며 한화는 남은 한 경기에 관계없이 단독 2위로 전반기를 마치게 됐다. 한화가 가장 최근에 2위 이상의 성적으로 전반기를 마친 시즌은 양대리그로 진행한 1999년(매직리그 2위)이다. 그러나 당시 한화의 전반기 성적은 41승 40패(승률 0.506)로 8개구단 중에선 5번째였다. 단일리그로 범위를 좁히면 빙그레 시절인 1992년(당시 전반기 1위) 이후 처음이니 실질적으로 26년만에 2위 이상의 성적으로 전반기를 마치는 셈이다. “꼴찌 후보”라는 소리까지 들었던 한화의 반전 비결은 혹사와 강제성, ‘행복수비’의 세 가지가 사라진 덕분이다.


한화 이글스. 스포츠동아DB


● 혹사가 뭐예요?



올 시즌 내내 한용덕 감독의 리더십과 코칭스태프·프런트·선수단의 삼위일체, 이에 따른 불펜 경쟁력 강화 등의 다양한 성공 비결이 공개됐다. 경기력 측면에서 살펴보면, 타선이 요소요소에 점수를 내고 강력한 불펜진이 경기 후반을 확실히 책임지는 게 올 시즌의 팀컬러다. 그 중심에 10개구단 중 유일하게 3점대 평균자책점(3.59·1위)을 기록 중인 불펜이 있다. 계투진은 경기 막판 점수차가 줄어들면, 알아서 불펜으로 이동해 몸을 풀 정도로 신뢰가 쌓였다. 한화 송진우 투수코치는 “선수들이 알아서 움직이는 것도 과거와 달라진 점이다. 가능하면 불펜에서 몸을 푸는 투수도 한 명으로 줄이려고 했다. 과부하를 막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송 코치가 늘 투수들의 등판일지를 손에 쥐고 다니는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투수들의 디테일부터 세심하게 챙긴 코칭스태프와 이를 묵묵히 따라준 투수들의 합작품이다.



2군행 이후 투수들의 구위가 살아나는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2군에 상주하는 한 관계자는 “구속 증가보다는 기존의 구속을 회복했다고 보는 게 맞다. 투수의 몸에 맞는 메커니즘을 찾아 힘을 빼고 던져도 최고의 구위를 보여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리한 등판과 불펜투구에 따른 혹사가 아닌, 각자 몸에 딱 맞는 메커니즘을 찾는 작업부터 선행한 것이다. 요즘 한화 투수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마운드에 오르는 게 즐겁다”고 한다.



전반기 최고의 히트상품인 강경학은 일본프로야구(NPB) 강타자 야나기타 유키(소프트뱅크)의 타격폼을 참고해 성공을 거뒀다. 이는 코칭스태프의 생각대로 타격폼을 교정하는 것이 아니라, 타자 본인과 충분히 대화를 나누며 결과물을 만들었다는 증거다.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변화다.



이는 선수들의 멘탈(정신력)에도 영향을 미친다. 주전 유격수 하주석이 타격 부진에 허덕일 때도 한 감독은 “절대 빼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수비에서 해주는 역할이 크다는 이유였다. 하주석의 타격감이 살아날 조짐을 보이자 한 감독은 “(하)주석이의 표정이 밝아져서 기쁘다”고 날개를 달아줬다. 이렇듯 선수가 부진할 때나 2군에 내려가야 할 때도 확실한 이유를 제시하고 교감하니 잡음이 나올 일도 없었다. 박 단장도 “한 감독의 뚝심에 놀랄 때가 많다”고 감탄했을 정도다.


한화 이글스. 스포츠동아DB


● 행복수비? 반어법 아닌 현실



박 단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수비 하나로 팀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제러드 호잉이 보여줬다”고 밝혔다. 호잉은 올 시즌 주전 우익수로 뛰며 넓은 수비범위와 강한 어깨를 앞세워 한화의 수비가 약하다는 인식을 확 바꿔놓았다. 무엇보다 주자가 한 베이스 더 가는 상황을 애초에 차단하면서 실점을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호잉에게 타구가 날아가면, 웬만한 깊이가 아니고는 주자가 태그업을 주저한다. 이는 투수가 수비를 믿고 투구할 수 있는 환경까지 만들었다. ‘행복수비’는 불안한 수비로 팬들이 헛웃음을 짓게 만든다는 뜻이었는데, 지금은 한화의 수비를 볼 때마다 기분이 좋아진다는 의미로 바뀌었다. 한 감독은 “모든 것이 반전이 아닐까”라는 한마디로 변화를 설명했다.


대전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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