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신상담 에루페, 활짝 웃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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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6분57초… 4번째 우승

‘서울국제마라톤의 사나이’ 윌슨 로야나에 에루페(30·케냐·청양군청·사진)가 자존심을 회복했다. 에루페는 2018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89회 동아마라톤에서 2시간6분57초로 1위에 올랐다. 2012, 2015, 2016년에 이은 대회 네 번째 우승이다. 에루페는 “한동안 대회에서 톱3 안에 이름을 못 올려 위축됐었는데, 다시 정상에 올라 말할 수 없이 기쁘다”고 말했다.

지난 1년은 에루페에게 ‘암흑기’였다. 지난해 서울국제마라톤에서 다리 부상 후유증으로 5위에 그쳤다. 같은 해 10월 경주국제마라톤에 출전했지만 레이스 도중 종아리 부상을 입어 26km 지점에서 기권했다. 한국 나이로 서른에 접어들면서 ‘한물간 게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명예회복을 위해 에루페는 지난해 말 고국인 케냐 고지대에서 매일 30∼40km씩 달렸다. 한국 귀화를 준비하며 즐겨 먹게 된 김치를 잠시 끊고 옥수수가루를 찐 ‘우갈리’ 등 탄수화물 식단으로 가볍게 뛸 수 있는 몸을 만들었다.

쌀쌀한 날씨와 찬 바람에 고전했다는 에루페는 “몸이 허락하는 한 선수 생활을 오래 지속하고 싶다. (귀화가 성사돼) 꼭 한국인 ‘오주한’으로도 달리고 싶다”고 말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2018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89회 동아마라톤#윌슨 로야나에 에루페#동아마라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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