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크꽂는 원더우먼, WNBA 구출작전…LA 스팍스 얼짱루키, 캔디스 파커

  • 입력 2008년 7월 2일 08시 55분


‘캔디스 파커는 WNBA의 구세주가 될 것인가.’

최근 국내에 자주 소개되지 않는 WNBA 뉴스가 두차례나 보도됐다. 22세 LA 스팍스의 포워드 캔디스 파커가 스테이플스센터에서 2경기 연속 덩크슛을 터뜨려 화제를 모았기 때문이다. WNBA에서의 덩크슛은 2002년 현재 파커의 동료이며 선배인 ‘여자 샤킬 오닐’ 레슬리 리사 이후 처음이다. 리사는 파커보다 신장에서 2.5cm가 더 크다.

193cm, 79kg의 파커에게 덩크슛은 새삼스러운 게 아니다. 2004년 네이퍼빌 센트럴 고교(일리노이주) 재학 때 ‘맥도널드고교 올스타게임’에서 덩크슛을 성공해 쟁쟁한 남학생들을 제치고 덩크 타이틀을 차지한 경력이 있다. NCAA 경기에서도 덩크 슛을 작성한 바 있다.

NBA 토론토 랩터스 앤서니 파커의 여동생인 캔디스 파커는 WNBA 루키다. 올 4월 모교 테네시 대학을 NCAA 대학여자농구 전국챔피언으로 올려놓은 뒤 프로로 전향했다. 워낙 기량이 출중해 3학년 재학중인 상태에서 조기에 WNBA에 입단했다. 파커에 대한 포커스는 과연 WNBA를 미국인들에게 주목받는 종목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지 여부다.

파커는 모든 것을 겸비했다. 기량, 스타성, 빼어난 용모 등 흠잡을 데가 없다. 팀도 할리우드를 끼고 있는 LA 프랜차이즈인 터라 WNBA 스포츠 마케팅도 파커의 활약에 따라 성공 가능성이 높다.

○ NBA와 비교할 수 없는 WNBA

WNBA는 1997년에 출범했다. WNBA의 출범은 NCAA 대학여자농구의 인기도를 살리기 위한 방편이었다. 현재 미국내에서 여성 팀 프로스포츠는 WNBA가 유일하다. 다른 종목도 시도는 있었으나 시장성이 떨어져 출범 후 곧바로 좌초했다. 여자 팀 스포츠의 한계다.

여자농구는 그동안 남자농구에 묻혀 큰 인기가 없었다. 그러나 90년대 들어 여자 대학농구가 남자와 같은 포맷으로 64강 토너먼트를 치르면서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NBA 구단주들이 WNBA를 창설하는 데 앞장섰다.

WNBA는 동부, 서부 콘퍼런스로 나누어 콘퍼런스별로 7개팀이 있다. NBA 포스트시즌 막바지인 5월부터 시작해 9월에 막을 내린다. NBA와 NCAA 대학농구가 없는 기간이 WNBA의 시즌이다. 정규시즌은 34경기를 치른다.

WNBA는 선수들의 기량에 비해 관중이 적은 편이다. 출범 이듬해인 98년과 99년 평균 관중 1만명 이상을 동원한 적이 있으나 이후 9000명에서 8000명, 지난해는 평균 7751명으로 감소됐다. 재정자립도도 취약하다. NBA가 해마다 1200만 달러씩 재정보조를 하고 있다. 재정자립이 취약하다보니 선수들의 연봉도 남자들과 비교하면 헐값이다. 기량은 남자들 뺨칠만큼 우수하다. NBA 루키 미니멈 연봉이 38만5277 달러인데 비해 WNBA는 3년 경력의 선수가 4만2000 달러다. 최고 연봉은 지난해까지 10만 달러에 묶여 있다. 슈퍼스타는 연봉 2000만 달러도 쉽게 받는 NBA에 비해 WNBA는 너무 초라하다. WNBA 시즌이 끝나면 선수들이 유럽이나 한국 무대에서 뛰는 이유도 돈 때문이다.

○ 틈새 시장

미국에서의 여자 프로 스포츠는 틈새 시장이다. 인기 면에서 남성 종목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 여자 프로농구 WNBA 역시 틈새 시장이 주 타깃이다. WNBA 경기를 관전하면 한가지 뚜렷한 특색이 있다. 여자농구여서 여성팬이 많은 것은 당연하지만 여성커플이 곳곳에 눈에 띄게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커플은 남녀가 지극히 정상이다. 여성끼리 남성끼리 같이 다니면 레즈비언이나 호모, 즉 동성애자들로 보게 된다. 물론 경기장을 찾는 여성들이 전부 동성애자는 아니지만 훨씬 눈에 띄는 것 만큼은 사실이다.

‘WNBA 마이클 조던’으로 통하는 전 휴스턴 코메츠의 세릴 스웁스(35)는 2005년 팀의 코치 앨리사 스콧과 동성애를 하고 있다며 ‘커밍아웃’을 해 화제를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WNBA의 틈새시장 이면에는 이런 특수한 면이 있다.

○ 파커는 구세주가 돼야 한다

파커의 2경기 연속 덩크슛은 스포츠 팬들의 주목을 받기에 충분했다. 팬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파커는 5월 18일 전년도 WNBA 챔피언 피닉스 머큐리와의 데뷔전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34득점-12리바운드-8어시스트로 트리플 더블에 도움 2개가 모자랐다.

파커는 제자리에서 71cm를 뛰는 가공할 점프력을 갖고 있다. 득점-리바운드-어시스트를 너끈히 두자릿수를 작성할 수 있을 정도의 올라운드 플레이어다. 전문가들은 파커를 ‘여성판 매직 존슨’으로 평가하고 있다. 드리블, 골밑 돌파, 리바운드 위치 선정 등이 탁월하다. LA 스팍스는 파커의 가세로 관중도 평균 400명 가량 늘었고, 전력도 단숨에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미국의 대표적인 얼짱 스타 플레이어 파커의 활약에 WNBA가 도약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LA=문상열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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