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골프의 류현진’…올 KLPGA 대상-신인상 등 첫 5관왕 신지애

  • 입력 2006년 11월 28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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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는 그의 이름 석 자로 요약될 만하다.

‘슈퍼루키’ 신지애(18·하이마트·사진).

그는 올해 KLPGA에서 사상 첫 5관왕의 영광을 안았다. 대상과 신인상, 상금왕, 다승왕, 최저타수상까지 휩쓸었다. 그는 프로야구 25년 역사상 최초로 신인왕과 최우수선수(MVP)를 석권한 한화의 ‘괴물 투수’ 류현진(19)과 함께 올해 국내 스포츠 최고의 샛별. 12월 7일 서울 임피리얼팰리스호텔에서 열리는 시상식에서 상 5개에 꽃다발까지 모두 들려면 두 팔로는 부족하게 됐다.

그 많은 상 가운데 어떤 게 가장 소중할까.

“상이면 다 좋지요. 특히 올해가 아니면 받을 수 없는 신인상에 애착이 많이 가네요.”

영광스러운 한 해를 보내며 기억에 생생한 두 가지 일이 있다. “5월 한국여자오픈에서 프로 첫 승을 했을 때 무척 행복했어요. 반면 10월 하이트컵에서 연장전 끝에 패했을 때는 너무 마음이 아팠어요.”

그 대회에서 우승했더라면 좀 더 나은 기록을 남겼을 텐데 아쉽다고 했다. 하지만 더 높은 목표를 위해 자만하지 말라는 채찍으로 받아들인다는 게 그의 얘기다.

평균 270야드를 웃도는 장타로 유명했던 신지애는 프로로 데뷔한 직후 거리를 줄이고 정교함을 다듬는 데 주력했고 올 시즌 82.2%의 높은 그린 적중률(1위)을 기록했다. 약점이던 퍼팅 보강을 위해 매일 밤 서너 시간 퍼터와 씨름한 끝에 라운드당 평균 퍼팅 수도 3위(30.56개)까지 끌어올렸다.

“목사인 아버지 덕분에 강한 정신력을 기를 수 있었고, 스폰서인 하이마트와 국가대표 시절부터 인연을 맺은 전현지 프로님도 큰 도움을 주셨어요.”

3년 전 교통사고로 어머니를 잃은 신지애는 두 동생을 광주에 계신 할머니에게 맡긴 채 아버지와 함께 투어 생활을 했다. 늘 가족과 떨어져 있어 마음에 걸렸던 그는 얼마 전 상금을 털어 경기 용인시 한국민속촌 부근에 50평형짜리 전세 아파트를 마련해 이사했다.

효녀 신지애는 비시즌에도 쉴 여유가 없다. 28일 한일여자프로대항전 출전을 위해 일본으로 출국한다. 내년 초에는 남아공 월드컵대회와 유럽투어 ANZ레이디스마스터스, 아시안투어 등에 잇따라 출전한다.

빡빡한 스케줄이 기다리지만 꼭 해야 할 일이 있다. “전남 영광에 있는 어머니 산소에 가 봐야 해요. 트로피도 가져가고 싶어요. 얼마나 기뻐하실까요.”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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