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웃게 한 로하스, 웃으며 갔지만…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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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두산전서 탈꼴찌 확정 솔로포
내년 기약했지만 빅리거 꿈 안 버려, 팀도 새판 짤 수 있어 컴백 미지수

KT 외국인 타자 로하스가 14일 출국 전 손을 흔들며 활짝 웃고 있다. KT 제공
KT 외국인 타자 로하스가 14일 출국 전 손을 흔들며 활짝 웃고 있다. KT 제공
프로야구 10번째 막내 구단 KT에 올 한 해는 나름대로 의미가 있었다. 2015년 KBO리그 참가 이후 처음 탈꼴찌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13일 1위 두산과의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4-3으로 승리하고 9위를 확정지은 뒤에야 KT 선수들은 비로소 잔잔한 웃음을 지을 수 있었다.

이날 KT 외국인 타자 로하스는 홈런 두 방으로 승리의 선봉장이 됐다. 3-3 동점이던 10회초 잠실구장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벼락같은 홈런을 터뜨리기도 했다. 로하스는 “팀이 이겨 최하위에서 벗어나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올 시즌 하위권을 전전해 팀 분위기는 어두웠지만 로하스의 활약만큼은 KT를 활짝 웃게 했다. 지난해 중반 대체 외국인 선수로 KBO리그 무대를 밟은 로하스가 올 시즌 한층 진화한 모습으로 돌아와 타율 0.305, 43홈런(2위), 114타점(7위) 18도루(10위)로 맹활약했다. KT 타자 최초로 ‘40홈런-100타점’ 기록을 세웠고 역대 외국인 타자 5번째로 144경기에 개근했다. 5월 29일에는 팀 최초로 사이클링히트를 기록하기도 했다. 로하스는 “신의 가호가 있었던 것 같다. 장타도 늘고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시즌을 앞두고 근육질이 된 로하스의 몸도 화제였다. 시즌 전 팀에 합류한 로하스는 8kg이나 ‘벌크업’(체격 키우기)을 하고 돌아와 팀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로하스는 “벌크업이 목표였다기보다 KBO리그에서 많은 장타를 생산하기 위해 겨울 내내 열심히 운동하고 식이요법을 하면서 근육도 늘고 몸이 커진 것”이라며 웃었다.

몸도 성적도 ‘슈퍼맨’이 됐던 로하스가 다음 시즌에도 KBO리그에서 계속 뛸지는 미지수다. 14일 미국으로 출국한 로하스는 “내년에 다시 만나길 바란다”는 메시지로 컴백 ‘여지’를 남겼다. 하지만 로하스는 ‘빅리거가 꿈’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다녔다. 로하스의 아버지 멜 로하스가 메이저리그(MLB)서 통산 126세이브를 기록한 ‘클로저’ 출신이며 삼촌 모이세스 알루는 MLB서 통산 1942경기에 출전해 홈런 332개를 친 강타자다. 이런 계보를 자신도 잇고 싶다는 마음이 강하다. KBO에서 맹활약한 뒤 빅리그로 간 NC 출신 테임즈(밀워키)도 로하스에게 적잖이 동기 부여가 돼 왔다.

시즌을 마친 KT는 김진욱 감독의 계약기간이 1년 남았지만 분위기 쇄신을 위한 교체설도 나오고 있어 외국인 선수 구성 등에서 ‘새판’이 짜여질 수도 있다. 만년 10위라는 불명예에서 벗어난 KT가 어떤 밑그림을 그릴지도 비시즌 관심사로 떠올랐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kt 위즈#로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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