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보다 적시타, SK 한동민의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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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7월 17일 17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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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한동민.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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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바탕 거센 폭풍우가 지나갔다. 맑게 갠 하늘처럼 SK 한동민(29)의 얼굴에도 어느새 화창한 미소가 찾아들었다.


2018시즌 전반기의 마지막에야 한동민은 비로소 웃을 수 있었다. 7월 9경기에 나서 홈런 1개를 포함한 12안타를 뽑아 타율 0.429를 올렸다. 방망이가 거침없이 돌아갔다. 시즌 타율도 꾸준히 올라 0.264가 됐다. 홈런 레이스에서도 순항 중이다. 23홈런으로 4위를 차지하고 있다. 팀 내에선 타점 2위(64), OPS 3위(0.941)다. 고된 부침 속에 거둔 성과다.

남모를 고충이 컸다. 5월 4홈런 경기(23일 넥센전)를 펼치기도 했지만, 타율 0.195로 극심한 타격 부진에 시달렸다. 주위에선 “타율이 낮아도 홈런을 많이 치는데 왜 스트레스를 받느냐”고들 했지만, 한동민의 마음은 달랐다. “영양가 있는 홈런이 없었다. 방망이가 맞지 않다 보니 타석에선 소극적으로 바뀌었고, 계산도 서질 않았다. 생각이 많아지고, 허덕였다”고 스스로를 되돌아봤다.

하나씩 내려놓기 시작했다. 타석에서의 복잡한 생각과 숫자에 대한 의식을 떨쳐냈다. 팀 선배 김강민의 도움이 컸다. “전광판을 보지 마. 시즌은 길고, 기록은 결국 너의 평균치에 근접할 테니 너무 힘들어하지 마. 매 게임 어떻게 풀어나갈지 단순하게 생각해.” 베테랑의 조언은 한동민을 바꿔놓았다.

SK 한동민. 스포츠동아DB
SK 한동민. 스포츠동아DB


한동민은 “나도 모르게 너무 의식을 많이 했다. 기록이 전혀 올라가지 않으니 그 숫자에 의존해 너무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전광판을 보지 않는 최근에 들어선 동료들에게 “타율이 많이 올랐다. 좋겠다”는 이야기를 들어도 “그런가보다”며 곧잘 넘기곤 한다. 그는 김강민을 향해 “좋은 말도 많이 해주고, 팀을 이끌어 줘 항상 감사하다”는 인사도 잊지 않았다.

스스로 “홈런타자가 아니다”라고 말하는 한동민은 적시타를 더욱 반긴다. 12일 LG전서도 2안타 1볼넷 1타점 1득점을 올리고는 “홈런을 칠 때보다 좋다”며 웃었다. 테이블세터인 동시에 해결사로서 팀이 달아나야할 때 어김없이 추가점을 만들어 보탠 까닭이다. “매 게임 ‘팀이 승리하는데 어떤 도움이 될까’에 대해 생각한다”는 한동민 다운 대답이다. 이는 곧 그에게 자신감으로 되돌아오기 마련이다.

홈런 레이스는 신경 쓰지 않는다. 자신이 맡은 2번 타자의 역할에 충실할 계획이다. 한동민은 “직접 해결해야한다는 욕심은 없다. 클린업 트리오에 연결시켜주자는 생각으로 늘 타석에 들어선다”고 강조했다.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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