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슨해진 테니스 스트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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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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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랭커들 라켓 줄 매는 강도, 소재 발달로 약해지는 추세
강하게 안매도 컨트롤 유지

로저 페데러(스위스·세계랭킹 2위)가 15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2013 호주오픈 테니스 남자단식 1회전에서 베누아 페르(프랑스·46위)에게 3-0(6-4 6-2 6-1)으로 승리하며 대회 5번째 우승을 향한 힘찬 시동을 걸었다.

페데러는 2004년 이 대회에서 첫 우승을 차지할 때 라켓에 인장강도 55파운드(약 22.94kg)짜리 스트링(라켓 줄)을 묶고 나왔다. 인장강도 55파운드는 라켓 양쪽에서 55파운드 무게로 줄을 당기는 것과 같다. 당시 남자 선수들은 주로 인장강도 60파운드(약 27.21kg) 후반에서 70파운드(31.75kg)짜리 줄을 썼다. 최근에는 인장강도를 줄이는 추세다. 그만큼 라켓 줄을 느슨하게 매게 된 것.

라켓 줄을 느슨하게 매면 사람이 공중에서 트램펄린에 뛰어내리는 것과 같은 효과가 난다. 공이 라켓 깊숙이 들어왔다가 반발력을 얻어 튀어 나가기 때문에 공에 힘이 더 실린다. 그 대신 방향성은 떨어진다. 줄이 느슨할수록 공의 파워는 강해지는 반면 컨트롤은 어려워지는 것. 대부분의 선수들은 줄을 강하게 묶는 것을 선호한다. 공의 파워는 떨어지더라도 상대의 강한 볼을 안전하게 받아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신 합성섬유(폴리에스테르)가 등장하면서 변화가 생겼다. 폴리에스테르 라켓 줄은 공에 강한 톱스핀을 걸어준다. 덕분에 줄을 느슨하게 묶어도 컨트롤을 잃지 않게 됐다.

라켓 줄 전문가 로만 프로크스 씨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선수들이 신소재에 대한 적응을 끝낸 것도 라켓 줄을 느슨하게 매는 게 유행이 된 이유”라며 “선수들이 몇 년간 경기를 치르면서 라켓 줄을 느슨하게 묶어도 공을 정확하게 때릴 수 있는 스윙을 찾아냈다”고 말했다.

스트링을 느슨하게 매면 어깨, 팔꿈치 부상 방지에도 도움이 된다. 테니스 전문가들이 조언하는 적정 인장강도는 라켓 헤드 크기 95∼107제곱인치, 스트링 굵기 1.25mm일 때 △초보자는 35∼40파운드(15.87∼18.14kg) △중·상급자는 40파운드(18.14kg) 이상 △선수급은 42파운드(19.05kg) 이상이다. 겨울에는 이보다 2∼4파운드(0.90∼1.81kg) 느슨하게 매는 게 좋다. 또 경기 스타일에 따라 드라이브 위주면 줄 간격이 넓은 라켓을, 발리 위주면 좁은 라켓을 선택하는 것이 경기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테니스 스트링#라켓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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