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희경 4관왕…그녀는 역시 ‘뒷심 지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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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22일 17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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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T캡스 챔피언십 우승
홀 바짝 ‘완벽 아이언샷’ 앞세워…사이클 버디 등 무려 6타나 줄여
3타차 역전우승…시즌 5승 달성

서희경(23·하이트)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최종전 ADT 캡스 챔피언십(총상금 3억원)에서 시즌 5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서희경의 날이었다. 22일 제주 서귀포시 롯데 스카이힐 골프장(파72·6296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4개에 이글 1개를 묶어 6언더파 66타를 쳤다. 최종합계 6언더파 210타로 이정은(21·김영주골프·3언더파 213타)을 3타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2008년 이 대회 우
서희경(오른쪽)이 우승을 확정한 뒤 동료들로부터 축하의 맥주 세례를 받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 | KLPGA
서희경(오른쪽)이 우승을 확정한 뒤 동료들로부터 축하의 맥주 세례를 받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 | KLPGA
승자로 처음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우승상금 6000만원을 보탠 서희경은 시즌 총상금 6억6375만9286원으로 공동 10위에 그친 유소연(19·하이마트·5억9785만6500원)을 제치고 상금여왕까지 확정지었다.

5승으로 다승왕과 함께, 대상, 최저타수상까지 휩쓸어 4관왕에 올랐다.
선두 편애리(19·하이마트)에 2타 뒤진 2위로 최종라운드를 시작한 서희경은 경기 초반 쉽게 타수를 줄이지 못하면서 어렵게 경기를 풀어갔다.

버디 퍼트가 홀을 살짝살짝 빗나갔다. 티 샷은 모두 페어웨이에 떨어졌고, 아이언 샷도 모두 그린에 올렸지만 퍼트가 떨어지지 않았다. 퍼트만 잘되면 일이 술술 풀릴 분위기였다.

분위기를 반전시킨 건 8번홀(파5)이었다. 드라이버 샷으로 250야드 이상 때리는 서희경은 532야드 홀에서 과감한 공격을 펼쳤다. 두 번째 샷으로 핀 69야드까지 보낸 뒤, 홀 3m에 붙여 버디를 기록했다. 분위기를 바꿨다.

이어진 9번홀(파4)에서는 행운까지 더해졌다. 95야드 지점에서 친 두 번째 샷이 그대로 홀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이글이 됐다. 이 홀에서 편애리는 파에 그치면서 순식간에 1타차 역전을 허용했다.

기세가 오른 서희경은 후반 들어 버디 쇼를 펼쳤다. 13번(파4), 14번(파3), 15번홀(파5)에서 사이클 버디를 성공시키며 우승을 확정지었다.
서희경(오른쪽)이 우승을 확정한 뒤 동료들로부터 축하의 맥주 세례를 받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 | KLPGA
서희경(오른쪽)이 우승을 확정한 뒤 동료들로부터 축하의 맥주 세례를 받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 | KLPGA

모두 홀 앞에 바짝 붙이는 완벽한 아이언 샷이 빛났다. 서희경은 “첫 타이틀 방어라 너무 기쁘다. 바람이 약해지면서 샷이 좋아졌다. 9번홀에서 이글을 기록하면서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게 우승의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김영주골프여자오픈과 KLPGA선수권에서 우승을 차지한 이정은은 이날만 5타를 줄이면서 맹추격을 펼쳤지만 최종합계 3언더파 213타로 2위에 그쳤다. 생애 첫 우승 도전에 나선 편애리는 합계 2언더파 214타로 3위로 떨어졌다. 18홀을 모두 파로 끝내면서 1타도 줄이지 못한 게 패인이다. 제주도에서 고등학교 시절을 보내면서 누구보다 제주도 골프장의 특성에 대해 잘 알고 있었지만 우승에 대한 부담을 이겨내지 못했다.

서희경과 함께 상금여왕과 다승왕 경쟁을 펼쳤던 유소연은 9타차를 따라잡지 못했다. 최종합계 6오버파 22타로 정혜원(19)와 함께 공동 10위로 경기를 마쳤다. 유소연은 “(서)희경이 언니가 실력이 있어 상을 탄 것이니 축하한다. 상금순위에 별로 연연하지는 않았지만 올 시즌 목표인 5승을 못 거둬서 아쉽다. 앞으로 뛸 날이 많은 만큼 목표를 세워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고 다짐했다.

올 시즌 18개 대회를 모두 마친 KLPGA 투어는 약 한달 간 휴식을 취한 뒤, 12월 17일부터 중국 샤먼에서 2010년 시즌 개막전을 치른다. 국내 대회는 4월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서귀포|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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