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산의 가을통신] 영웅군단 에이스 브리검의 못 말리는 넥센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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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0월 31일 0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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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브리검. 스포츠동아DB
넥센 브리검. 스포츠동아DB
넥센 히어로즈 에이스는 제이크 브리검(31)이다. 2017년 5월 션 오설리반의 대체자로 팀에 합류한 뒤부터 꾸준히 안정적인 투구를 뽐내고 있다. 그 덕분에 장정석 넥센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의 절대적인 믿음을 얻었다. 2018 포스트시즌(PS) 와일드카드결정전(WC) 1차전과 준플레이오프(준PO) 3차전, PO 1차전 등 중요한 경기마다 어김없이 마운드에 오른 것이 그 연장선상에 있다. 장 감독이 PO 1차전에 1주일간 휴식을 취한 에릭 해커 대신 4일을 쉰 브리검을 투입한 것도 믿음이 절대적이라는 증거다. 장 감독은 PO 1차전(27일)을 이틀 앞둔 25일 훈련을 마친 뒤 해커의 긴 휴식에 따른 영향을 묻자 “1차전 선발투수가 브리검이라는 생각은 안 해봤느냐”고 했다.

● 멘탈의 변화

‘대체선수’였던 브리검이 반전 드라마를 쓴 과정도 흥미롭다. 브리검은 최고구속 150㎞의 빠른 공과 싱킹패스트볼(싱커), 슬라이더 등의 다양한 구종을 보유한 땅볼유도형 투수다. 첫판부터 “좋은 투수를 데려왔다”는 평가를 들었다. 그러나 경기를 거듭할수록 마운드에서 감정을 표출하는 빈도가 늘었다. 장 감독이 유일하게 아쉬워했던 부분이다. 다행히 시간이 지날수록 이 같은 모습은 점차 사라졌다. 멘탈(정신력)의 변화가 느껴졌다. 브리검은 “땅볼유도형 투수의 숙명이 무엇인지를 되새겼다”고 했다. 야수를 믿고, 자기 공을 던지면 그 이후에 발생하는 플레이는 하늘에 맡긴다는 뜻이다. 22일 한화 이글스와 준PO 3차전에서 초반 대량실점 위기를 넘긴 뒤 7이닝을 버틴 비결이 여기에 있다. 정규시즌 초반 지독한 불운으로 승수를 쌓지 못할 때도 “팀이 이기면 된다”는 말만 반복했다.

넥센 브리검(오른쪽). 스포츠동아DB
넥센 브리검(오른쪽). 스포츠동아DB

● 넥센행은 전환점, 못 말리는 팀 사랑

한국행은 야구인생의 전환점이다. 브리검은 넥센 유니폼을 입고 2년 연속 10승을 거두는 등 55경기 21승13패1홀드, 평균자책점 4.07을 기록했다. 그는 “한국에 온 뒤로 확실히 그때보다 더 발전했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과거와 비교해 완성된 투수가 된 것 같다.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없다. 매년 더 발전해야 한다는 생각뿐이다. 더 완벽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함께 시간을 보낸 외국인선수들의 존재도 큰 힘이다. 특히 2017시즌 함께했던 앤디 밴 헤켄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단다. 브리검의 ‘넥센 사랑’이 더 커진 계기다. “나는 앤디(밴 헤켄)에게 배운 게 정말 많다. 새로운 문화에 적응하는 방법도 앤디에게 배웠다. 브랜든 나이트 투수코치의 조언도 큰 힘이 된다. 넥센은 미래가 밝은 팀이다. 나도 이 팀과 선수들을 사랑한다. 함께 뛰는 게 즐겁다. 하루하루가 행복하다.” 목소리에 진심이 느껴졌다.

고척|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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