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1초라도 알차게!’ 벤투호의 자투리 시간 활용법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10월 17일 0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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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벤투 감독. 스포츠동아DB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벤투 감독. 스포츠동아DB
축구국가대표팀 파울루 벤투(49·포르투갈) 감독은 시간활용에 매우 엄격하고 철저하다. 특히 시간을 허투루 낭비하지 않는다. 1초까지 알차게 활용하며 선수단에 적절한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이를 확인할 수 있는 대표적인 장면이 있다. 전·후반 사이의 하프타임이다. 이 때는 통상 벤치 대기멤버들만 그라운드에 나와 코치와 트레이너 주도로 몸을 푼다.

선발로 출전했던 선수들은 10분 남짓 휴식을 취하려고 라커룸으로 향한다. 부족한 수분과 에너지 충전을 위해 마련된 바나나 등 과일류, 초콜릿, 샌드위치 따위를 먹으면서 전반전 3~4개 정도의 상황을 짧게 압축한 영상을 돌려보며 미팅을 하고 따로 전술 지시를 받는다. 동료들과 의견교환도 여기서 이뤄진다.

그런데 이들의 하프타임 일정은 또 있다. 그라운드에서 대기멤버들의 짧은 훈련을 도운 페드로 페레이라(38) 피지컬 코치는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라커룸에서 경기장 통로를 지나 그라운드로 향하는 하프라인의 좁은 구역에 작은 콘들을 적당한 간격을 두고 배치한다. 전반전을 마치고 휴식을 취한 선발 요원들이 나오면 그냥 입장시키지 않고 요란한 외침과 함께 간이 훈련을 주도한다. 열이 차갑게 식어버린 선수들의 호흡을 틔워주고 몸을 다시 덥혀주기 위함이다.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스포츠동아DB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스포츠동아DB

A매치 시리즈 기간, 태극전사들의 주요 생활공간인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 훈련장에서도 벤투 감독를 비롯한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잠시도 놀고 있는 꼴(?)을 보지 못한다. 훈련장 구석구석을 활용하면서 할 일 없이 빈둥거리는 ‘잉여’ 선수들을 만들지 않는다. 심지어 부상자들도 예외 없다. “무조건 휴식을 취하라”는 별도의 지시가 내려지지 않는 한, 다른 동료들이 그라운드에서 땀 흘리는 동안 숙소 내부의 피트니스 시설을 이용해 웨이트트레이닝을 하거나 물리치료 및 마사지를 받으며 컨디션을 끌어올린다.

이심전심인지 선수들의 자투리시간 활용도 알차다. 세트별 훈련 사이사이와 주요 풀 트레이닝 프로그램이 끝나면 자체적으로 킥 연습을 하거나 세트피스 패턴을 각자 연구하는 등 마무리 운동까지 빈틈이 없다. ‘마트 털기’와 ‘일일 심부름꾼 뽑기’ 등 얼핏 즐거운 놀이처럼 보이는 내기들이 전부 공식훈련 이후의 막간을 이용해 이뤄진다.

천안|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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