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올림픽/D-4]손기정-황영조 우승때와 비교

  • 입력 2004년 8월 8일 18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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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엔 오버 페이스 조심, 후반엔 30km 이후 오르막에서 치고 나가라.’

1936년 베를린 올림픽,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그리고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의 마라톤은 닮은꼴이다.

우선 모두 섭씨 30도가 넘는 무더위 속에서 레이스가 펼쳐졌거나 진행될 예정. 베를린에선 오후 3시 땡볕 속에서 27개국 58명의 선수가 베를린 올림픽 스타디움을 출발했다. 바르셀로나에서도 오후 6시30분 섭씨 30도 습도 80%의 찜통더위 속에서 73개국 112명의 선수가 메인 스타디움을 출발했다. 아테네에선 출발시간인 8월 29일 오후 6시(현지시간)의 기온이 섭씨 35도가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초반 오버 페이스는 금물. 베를린에선 강력한 우승후보 1순위였던 1932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우승자 사발라(아르헨티나)가 초반 오버 페이스로 32km 지점에서 기권했고, 결국 무명인 고 손기정 선생이 2시간29분19초2로 우승을 차지했다. 바르셀로나에서도 내로라하는 세계 건각들이 초반에 오버 페이스로 기권하거나 뒤처졌고 황영조가 2시간13분23초로 깜짝 우승을 차지했다.

후반 난코스인 데다 30km 이후 오르막에서 승부가 갈린 것도 닮은 점. 베를린에서 손기정 선생은 32km 지점인 빌헬름언덕에서 스퍼트를 시작해 그때까지 끈질기게 따라붙던 영국의 하퍼를 따돌렸다. 황영조도 바르셀로나에서 일본의 모리시타를 40km 지점인 몬주익 언덕에서 제치고 우승했다. 전문가들은 아테네에서도 오르막인 15∼32km 지점에서 승부가 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30km 지점 이후에서 선두그룹 중 스퍼트에서 살아남는 선수가 우승할 것이라는 예상.

무더위 속 ‘죽음의 코스’에서 치러지는 올림픽에선 한국선수들이 유난히 강했다는 것도 닮은 점. 1936년 8월 9일 손기정 우승, 1992년 8월 9일 황영조 우승 등 8월의 ‘9’자가 들어간 날 한국마라톤의 꽃을 피웠던 것도 눈에 띈다.

8월 29일 펼쳐지는 이봉주의 레이스가 기대된다.

김화성기자 mar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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