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으로 말하는 보디빌딩, 가장 정직한 운동”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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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15년, 살아있는 전설 한동기씨
“25일 개막 ‘미스터코리아’ 대회… 후배들 실력 그대로 보여주길”

한동기 씨가 2002년 10월 부산시민회관에서 열린 부산 아시아경기 남자 보디빌딩 라이트급(70kg) 예선에서 근육미를 과시하고 있다. 동아일보DB
한동기 씨가 2002년 10월 부산시민회관에서 열린 부산 아시아경기 남자 보디빌딩 라이트급(70kg) 예선에서 근육미를 과시하고 있다. 동아일보DB
“정정당당하게 오래 전설로 남는 후배들이 많이 나왔으면 합니다.”

한국 보디빌딩의 살아 있는 전설 한동기 씨(59·한동기피트니스센터 대표·사진)는 환갑이 가까운 나이에도 자신의 뒤를 잇는 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기 위해 여전히 현역 시절 때와 같은 몸을 유지하고 있다.

한 씨는 1970년대 중반 우연히 잡지에 나온 보디빌더들을 본 뒤 보디빌딩의 길로 들어섰다. 1984년 국내 보디빌더의 왕중왕이라 할 수 있는 미스터코리아로 뽑히며 이름을 알린 한 씨는 1993년 서울 세계보디빌딩선수권대회(미스터유니버스)에서 금메달을 딴 후 10여 년간 라이트급(70kg)에서 세계적 강자로 군림했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총 3차례 금메달을 따내 보디빌딩 종목에서는 처음으로 연금 수혜자가 됐고, 2002년 부산 아시아경기에서도 70kg에서 금메달을 따낸 뒤 화려하게 현역 생활을 마무리했다.


그가 이름을 처음으로 알린 미스터코리아 선발대회가 26일과 27일에 걸쳐 제주에서 벌어진다. 1949년부터 시작된 이 대회는 올해로 69회째. 여성 최고의 보디빌더를 뽑는 미즈코리아 선발대회도 겸해 열린다. 17개 시도에서 선수 300여 명이 출전하며 남자 일반부 각 체급 우승자 중에서 미스터코리아를 선발한다.

한 씨는 매년 이 대회 개막 때만 되면 늘 조명을 받는다. 보디빌딩의 ‘교과서’답게 그의 몸 관리와 근육, 포징(무대에서 음악에 맞춰 근육을 돋보이게 보여주는 동작)은 아직도 후배들이 쉽게 넘어설 수 없는 벽으로 평가받는다. 한 씨는 “식단 싸움에서 압도해야겠다고 생각해 시즌 중에는 닭가슴살 몇 쪽, 채소 위주로만 먹으면서 다이어트를 하고 수분량을 조절했다. 그 외 음식에는 절대 손대지 않았는데 그 때문에 선수생활을 오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선수들도 놀라워했던 그의 우뚝 솟은 삼두 근육은 덤벨 90kg을 한 번에 2시간 동안 집중적으로 드는 방법으로 만들어냈다. 그는 “작은 무게를 많이 반복하는 대신 고중량을 집중적으로 들어 근육을 크게 만든 것이 대회에서 심사위원들에게 어필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로봇 동작 등 독특한 자세를 만들어 5∼6분간 보여줬다. 그 외에는 철저하게 절제된 삶을 살았고 운명처럼 그에 순응했다”고 말했다.

올해 인천대에서 학부생들을 상대로 보디빌딩을 가르치고 있는 한 씨는 “후배들이 이번 미스터코리아 대회를 통해 자신의 장점과 실력을 숨기지 말고 다 드러냈으면 한다. ‘도핑’은 절대 안 된다. 약물을 쓰지 않고도 살이 쪘으면 찐 대로, 말랐으면 마른 대로 나와서 평가를 받는 한국 보디빌딩 문화가 이번 대회를 통해 정착됐으면 한다”고 기대를 내비쳤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보디빌더의 전설#한동기#미스터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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