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승부조작” 美 발칵…13년 활약 베테랑 심판 2년간 가담

도박에 빠진 농구 심판. 잃은 돈을 만회하고자 승부를 조작하기까지 하는데….

할리우드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지만 이 같은 일이 실제로 미국에서 발생했다. 사건의 무대는 미국 3대 스포츠 중 하나로 꼽히는 미국프로농구(NBA)다. 미국민의 절대적인 사랑을 받는 NBA의 베테랑 심판이 승부 조작에 가담한 사실이 24일 공식 확인돼 미국 사회가 충격에 휩싸였다.

데이비드 스턴 NBA 총재는 이날 뉴욕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NBA 심판인 팀 도너히(40·사진) 가 지난 2년 동안 자신이 심판을 본 경기에 돈을 걸고 승부를 조작하려 했던 혐의로 미 연방수사국(FBI)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스턴 총재는 “NBA 역사상 최악의 사건이 발생했다. FBI가 이 같은 사실을 처음 통보했을 때 믿을 수 없었다. 책임을 통감한다”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도너히는 지난 시즌까지 13년간 NBA에서 활약한 베테랑 심판. 정규리그 경기 심판을 많이 봤을 뿐 아니라 플레이오프 같은 중요 경기에도 빠지지 않고 참여해 왔다. 그는 NBA 내부 정보를 외부에 유출한 혐의도 받고 있다. 도너히는 2년 전 애틀랜틱시티 카지노에서 도박을 하는 장면이 목격돼 NBA 조사를 받았던 사실까지 뒤늦게 밝혀졌다. NBA 규정에 따르면 심판은 도박을 할 수 없다.

한편 NBA와 함께 미국인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미식축구와 야구도 스캔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북미프로미식축구리그(NFL)의 슈퍼스타 쿼터백인 애틀랜타 팰컨스의 마이클 빅은 3명의 동업자와 함께 불법 투견장을 운영한 혐의로 연방검찰에 기소됐다. 메이저리그 최다 홈런왕의 자리에 근접하고 있는 배리 본즈(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도 근육강화제 스테로이드 복용 혐의가 사실로 굳어지면서 여론의 심판대에 올랐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