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1선발의 품격… 디비전시리즈 1차전 7이닝 무실점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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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틀랜타에 6-0 승리 이끌어
LAT “상대 타선에 수갑 채워”


예상을 깬 선발 등판으로도 볼 수 있었다. 그에 대한 답변은 5만 관중이 보낸 기립박수였다.

5일 LA 다저스와 애틀랜타의 미국 프로야구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1차전이 열린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

LA 다저스의 류현진(31)이 7회 시속 146km의 포심 패스트볼로 애틀랜타의 엔더 인시아르테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 세우고 마운드를 내려오자 관중은 일제히 일어서서 박수를 보내기 시작했다. 류현진은 더그아웃에 있던 동료 투수 클레이턴 커쇼(30)와 진한 포옹을 나누었다.

당초 다저스의 상징과도 같은 에이스 커쇼가 1선발로 나설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을 선발로 내세웠다. 그만큼 류현진의 최근 상승세를 눈여겨본 결정이었다. 일부에서는 의아한 눈길을 보내기도 했으나 류현진은 완벽에 가까운 투구로 이 결정이 틀리지 않았음을 보였다.

올 시즌 최고의 투구였다. 한국인 최초로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첫 경기 선발투수로 나선 류현진은 7이닝 탈삼진 8개, 4피안타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가 “류현진이 애틀랜타 타선에 수갑을 채웠다”고 표현했을 정도다. 다저스는 2회 맥스 먼시의 3점 포 등 홈런 3방을 터뜨려 6-0으로 승리했다. 류현진이 포스트시즌 승리투수가 된 것은 2013년 세인트루이스와의 챔피언십시리즈 3차전(7이닝 무실점) 이후 5년 만이다. 2013년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3차전에서 3이닝 4실점 후 조기 강판의 아픔을 줬던 애틀랜타에 대한 설욕에도 성공했다.

올 시즌 류현진의 평균 구속은 약 145.3km. 이날은 평균 구속 148km에 최고 구속을 150.6km까지 끌어올렸다. 볼넷은 없었고 장타를 허용하지 않았다. 패스트볼(42개), 컷 패스트볼(24개), 체인지업(21개), 커브(17개)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정규시즌 내셔널리그 타율 2위(0.257) 애틀랜타의 타선을 요리했다. 경기 후 류현진은 “수술 후 힘든 재활을 이겨내고 마운드에 서겠다는 생각으로 준비했는데 오늘의 결과가 나왔다. 초구부터 전력투구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선발투수는 항상 100개 이상 던진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며 웃었다. 류현진은 이날 올 시즌 가장 많은 104개(종전 93개)의 공을 던졌다. 그는 2015년 어깨 수술을 했고 올해 5월 사타구니 부상을 입어 3개월을 쉬었으나 부활했다.

이날 승리로 류현진은 다저스의 전설로 꼽히는 샌디 쿠팩스, 제리 로이스에 이어 다저스 출신 좌완투수로는 세 번째로 포스트시즌에서 두 차례 이상 7이닝 무실점 투구를 한 선수가 됐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류현진#la 다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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