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움 받던 안양 한라, 넘볼 수 없는 최강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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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하키 아시아리그 우승, 3년 내리 트로피… 통산 5번째
상대는 22년전 교류 거부했던 팀

“실력 차가 너무 커서 교류를 할 의미가 없습니다.” 양승준 안양 한라 단장은 22년 전인 1996년 일본에서 당한 수모를 지금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당시 사원이었던 양 단장은 일본 팀 오지제지에 상호교류를 요청했다가 문전박대를 당했다. 당시 걸음마 수준이었던 한국 아이스하키의 냉혹한 현실이었다.

하지만 올해 안양 한라는 아시아리그 최초로 3회 연속 정상에 오르며 아시아 최강임을 다시 한 번 과시했다. 공교롭게도 챔피언전 상대는 오지제지에서 이름을 바꾼 오지 이글스였다.

체코 출신 패트릭 마르티넥 감독이 이끄는 안양 한라는 지난달 31일 경기 안양빙상장에서 열린 2017∼2018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 챔피언결정전(5전 3승제) 4차전에서 오지를 3-1(1-1, 2-0, 0-0)로 꺾고 우승을 확정지었다. 최근 3시즌 연속 우승이자 통산 5번째 우승이다. 2015∼2016시즌과 2016∼2017시즌 연속 통합 우승을 달성한 안양 한라는 평창 겨울올림픽으로 인해 축소 운영된 이번 시즌에 정규리그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4강 플레이오프에서 도호쿠 프리블레이즈(일본)를 3승 1패로 꺾고 챔프전에 오른 한라는 1925년 창단한 일본 최고(最古)의 아이스하키 팀 오지마저 넘어섰다.

0-1로 뒤진 1피리어드에서 김상욱이 동점골을 넣었고, 2피리어드에는 김기성과 이돈구가 연속해서 상대 골문을 열었다.

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에는 주장 김원중(사진)이 선정됐다. 김원중은 챔프전 1, 2차전에서 연속 결승골을 터뜨리는 등 4골 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김원중은 “이번 시즌 정말 힘겨운 시간도 많았지만 팬들의 응원을 통해 큰일을 이룰 수 있었다. 정말 사랑합니다”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안양 한라는 2월 평창 올림픽 한국 남자 대표팀 25명 엔트리 가운데 12명을 배출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양승준 안양 한라 단장#오지제지#한국 아이스하키#오지 이글스#김원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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