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육상 준비하는 사람들]<8>스타디움 치안센터 권준범 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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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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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성공에 힘 보태려 근무 자원”

권준범 경사는 늘 밝은 모습이다. 상대방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는 것이 경찰 이미지를 높이는 첫 번째 길이라고 했다. 대구=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권준범 경사는 늘 밝은 모습이다. 상대방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는 것이 경찰 이미지를 높이는 첫 번째 길이라고 했다. 대구=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2일 오후 대구 수성구 대흥동 대구스타디움 북편 매표소 앞. 장대비가 내리는 가운데 경찰관이 한 시민에게 우산을 씌워주고 있었다. “여기서 100m쯤 더 가면 육상체험홍보관입니다. 저를 따라오세요.” 궂은 날씨에 제복이 다 젖어서 짜증이 날 법한데 그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안내를 받은 시민은 어쩔 줄 몰라 하면서 ‘고맙다’는 인사를 건넸다. 그는 “아니 뭘 이런 일로, 할 일을 한 것뿐인데”라며 쑥스러워했다.

훈훈한 풍경을 연출한 주인공은 바로 대구수성경찰서 고산지구대 소속 권준범 경사(44). 그는 얼마 전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주경기장인 대구스타디움 치안센터로 배치됐다. 이곳은 D-30일에 맞춰 개소했다. 경기장 순찰활동을 강화하고 대회 안전을 책임지기 위해 인력 배치가 결정됐다. 현재 하루 12시간씩 경찰, 의경 등 6명이 근무하고 있다.

대구스타디움 주변은 매년 80∼90건씩 112신고가 접수돼 치안 수요가 많은 편이다. 평일에도 달리기 축구 배드민턴 등을 즐기는 가족 단위 나들이객이 많아 안전 관리가 필요하다. 수성 나들목과 경산·청도를 잇는 월드컵로에는 차량 통행이 늘고 있는 실정이다. 경찰은 세계육상대회 개최로 국내외 방문객이 늘면 치안 수요도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9일부터는 파출소로 격상시켜 각종 돌발 상황과 외국인 대상 범죄 등에 완벽하게 대처한다는 계획이다.

권 경사는 이곳 배치를 자원했다. 그는 “대회 주인공은 아니더라도 대회가 안전하고 무사히 치러지도록 도울 수 있다는 생각에 손을 들었다”며 웃었다. 이어 “그래서인지 요즘 하루하루가 즐거움의 연속”이라며 “무슨 일을 하든 행복한 생각이 들어 절로 웃음이 난다”고 말했다. 그는 순찰활동은 물론이고 경기장 주변 안내까지 도맡아서 하고 있다.

직속 상사인 강지희 고산지구대장도 권 경사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강 대장은 “매사 적극적이고 책임감이 강한 경찰”이라며 “직원들 사이에서도 매너가 좋아 인기가 높다”고 한껏 치켜세웠다.

권 경사는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 경찰의 위상을 전 세계에 알리는 데 내 역할이 크다고 믿고 있다”며 “한순간이라도 소홀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긴장을 늦추지 않고 근무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1992년 순경으로 경찰 생활을 시작한 그는 불과 몇 달 전까지 강력계 형사로 활약했다. 그는 “경찰은 어디에서 일하든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똑같은 일을 한다는 것이 신념”이라며 “앞으로 국민에게 사랑받는 경찰이 되는 데 일조할 생각”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대구=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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