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맏형’ 김경문 감독이 심판위원장에게 전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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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4월 27일 0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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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김경문 감독. 스포츠동아DB
NC 김경문 감독. 스포츠동아DB
최근 NC 김경문 감독은 김풍기 KBO심판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김 감독이 김 위원장에게 전한 말의 핵심은 다음과 같다. ‘선수들의 의견에도 귀를 기울여 달라.’

현장 감독이 심판위원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의견을 전달하는 것은 쉽게 볼 수 있는 장면이 아니다. 오해를 낳을 수도 있고 팀을 이끄는 감독 입장에서는 더더욱 부담스러울 수 있다.

그러나 김 감독은 최근 여러 명의 타 팀 감독들의 의견을 듣고 직접 각 사령탑을 대표해 심판위원장과 통화했다. 김 감독은 “어찌어찌하다보니 가장 오래한 감독이 됐다. 현장의 여러 의견을 들었고 전달했다. 심판과 감독, 선수 모두 함께 그라운드에 있는, 넓게 보면 동료다. 오해를 쌓아둘 필요가 없다. 심판위원장께 ‘선수들의 의견에 더 귀를 기울여 달라’고 했다. 물어보면 설명해주고 실수한 것은 인정해야 한다. 그래야 서로 불필요한 오해가 남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령탑으로만 14번째 시즌을 치르고 있는 김 감독은 10개 구단 감독들의 맏형 역할을 마다하지 않고 리그 전체를 위한 고언을 아끼지 않았다.

KBO리그는 올 시즌 초반 스트라이크 볼 판정을 놓고 선수들의 불만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한화 이용규는 항의를 하다 퇴장을 당했다. 두산 양의지는 본인은 적극 부인했지만 공을 일부로 잡지 않아 심판을 위험에 빠트렸다는 의혹으로 징계를 받았다.

근본적인 문제는 사실상 존의 확대인 엄격한 스트라이크존 적용에 대해 개막 전 구단과 심판진의 커뮤니케이션이 절대적으로 부족했기 때문이다.

특히 ‘심판에게 볼 판정에 대한 질의 금지’라는 새로운 규정이 개막을 앞두고 통보돼 혼란을 키웠다. 이 규정에 대해 KBO 실무책임자와 심판위원장, 선수협 사무총장이 모여 더 유연한 적용에 의견을 모으기도 했다. 베테랑 감독까지 직접 나서서 더 깊이 있는 소통을 강조했다. 큰 울림이 있는 메시지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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