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선 목소리에 귀 기울인 축구협회… ‘국가대표팀 발전 방안’ 간담회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9월 21일 03시 00분


코멘트

팬-일선 지도자 100여명 참석… “논란 생기면 우왕좌왕” 등 비판

“경기에서 지면 축구 팬과 언론의 비판이 매섭죠. 그런데 협회는 그때마다 우왕좌왕할 건가요.”(조건웅 씨)

대한축구협회가 국민의 의견을 듣기 위해 처음으로 공개 간담회를 개최한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서울무역전시장. ‘국가대표팀 발전 방안’을 주제로 진행된 이날 간담회에는 축구 팬과 일선 지도자 등 100여 명이 찾았다. 김판곤 부회장, 홍명보 전무이사 등 협회 임직원은 두 시간여 동안 참여자들이 쏟아낸 날선 비판과 보완 방법에 귀 기울였다.

협회가 언론이 아닌 일반인을 상대로 간담회를 개최한 것은 이번이 처음. 간담회는 협회가 온라인을 통해 수렴한 세부 안건(남자 대표팀 전력 강화, 유소년 축구 발전, 감독 선임 및 대표팀 구성, 여자 대표팀 강화 등)을 두고 참여자가 ‘3분 발표’로 의견을 개진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무엇보다 논란이 생길 때마다 갈대처럼 흔들리는 협회의 대응 태도를 문제 삼는 참여자가 많았다. 국내 축구 팬을 자처한 구성환 씨는 “신태용 전 감독을 선임할 때 ‘히딩크 논란’이 일었는데 그때 협회의 대응 방식이 아쉬웠다”며 “그렇게 논란이 커질 만한 일이 아니었다. 차라리 (논란에 대처할) 전담 대응팀을 마련하는 게 어떨까 한다”고 주장했다.

자신을 스포츠심리학 박사라고 소개한 김필중 씨는 “대표팀의 멘털 코칭을 전담하는 자원과 전문 인력이 부족해 보인다”며 “비용적인 문제가 있으면 아웃소싱(외주)을 하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전력 분석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발언자도 있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에서 유소년팀 전력분석 코치로 일했다고 밝힌 배태한 씨는 “유럽에선 전력분석관이 한국처럼 지원 스태프가 아닌 정식 코치진으로 일한다”며 “전력 분석관의 위상을 높이고 유럽의 좋은 자료를 활용해 국내 축구의 분석 능력을 키웠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임준수 씨는 대표팀의 조직력을 강화하기 위해 유망주의 A대표팀 조기 데뷔를 주장했다. 그는 “국가대표팀이 조직력을 가다듬을 기회는 A매치(국가대표팀 경기) 기간밖에 없다. 너무 짧다”며 “과거 이청용과 기성용이 그랬듯이 지금의 이강인처럼 어리지만 미래에 대표팀을 이끌어갈 선수 몇몇을 (A대표팀에) 빨리 데뷔시켜 손발을 맞출 시간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외에도 “감독을 선임했으면 4년 임기를 보장해야 한다” “여자 대표팀이 소외돼 있다. 지원을 더 늘려야 한다” “유소년축구의 경우 클럽 수나 대표팀 선발 숫자 등에서 서울 경기와 지방 간의 격차가 너무 크다. 바닥까지 훑을 수 있는 유소년 발굴 시스템이 필요하다” 등의 발언이 나왔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대한축구협회#국가대표팀 발전 방안#간담회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