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카메라, 관중석 미녀 찾기 멈춰라”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7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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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 방송사에 “성차별 해당”… 여기자 성추행 등 30건 이상 나와

국제축구연맹(FIFA)이 월드컵 중계 카메라의 ‘관중 속 미녀 찾기’ 관행에 제동을 걸었다.

영국 BBC는 12일 “FIFA가 월드컵 중계 방송사들이 미녀 관중을 찾아 보여주는 행위에 대해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FIFA의 다양성 정책 담당자 페데리코 아디에키는 “월드컵에서의 성차별(Sexism)은 멈춰야 한다”며 “아직 구체적인 방침은 나오지 않았지만 (이러한 관행이) 잘못된 일임을 인식하고 있으며 조만간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차별은 특정 성별에 편견을 갖거나 부당하게 대우하는 태도를 말한다. 성희롱 성추행뿐 아니라 성적인 관심의 대상으로 삼는 성적 대상화도 포함된다. 대회 중계 시 경기 진행과 관계없이 미녀들을 찾아 카메라에 담는 관행은 여성에 대한 성적 대상화에 포함될 수 있다.

축구에서의 각종 차별 근절을 위한 인권단체 ‘페어 네트워크(Fare network)’는 러시아 월드컵에서의 가장 심각한 문제로 ‘성차별’을 꼽았다. 피아르 푸아르 대표는 “이번 월드컵에서 30건 이상의 성차별 사례가 보고됐다”며 “실제 일어난 성차별은 보고된 것의 10배가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페어 네트워크가 찾은 성차별 사례 중에는 여성 기자들에 대한 성추행도 포함됐다. 지난달 20일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DW)의 스페인 채널 기자 율리에트 곤살레스 테란은 러시아 사란스크에서 생방송을 진행하던 중 한 남성에게 성추행을 당했다. 해당 남성은 마이크를 든 테란에게 접근해 몸에 손을 대며 뺨에 입을 맞췄다. 테란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해당 장면을 업로드한 뒤 “우리가 이런 대접을 받아서는 안 된다”며 “축구의 즐거움은 이해하지만 호의와 추행은 구분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버거킹 러시아 지사는 러시아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VK에 “월드컵 출전 선수들의 아이를 임신하면 상금 300만 루블(약 5400만 원)을 지급하고 와퍼(햄버거)를 평생 공짜로 주겠다”는 내용의 온라인 광고를 올렸다가 거센 비판에 직면해 광고를 철회했다. 아르헨티나축구협회(AFA)는 러시아 출장을 앞둔 축구 관계자와 기자들에게 ‘러시아 여자 고르는 방법’ 지침서를 제공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국제축구연맹#월드컵 중계 카메라#성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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