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깐해진 판정… 애매한 상황도 실격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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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논란 피하기 위해 엄격 비디오판독
中선수 13일 4명 무더기 실격

평창 올림픽 쇼트트랙에서 상대방에게 손을 대거나 미는 ‘나쁜 손’에 대한 벌칙이 예전보다 더 엄격하게 적용되고 있다.

13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평창 겨울올림픽 남자 쇼트트랙 1000m 예선과 여자 500m 준결선에서 중국 선수 4명이 반칙으로 무더기 실격됐다.

남자 1000m 예선 6조에서 중국의 한톈위는 한국의 서이라와 함께 출전했다. 다섯 바퀴째 서이라가 1위로 올라설 때 한톈위와 충돌하며 4위로 밀려났다. 하지만 비디오 판독 결과 한톈위가 서이라를 손으로 밀친 것으로 확인돼 한톈위는 반칙으로 실격됐다. 서이라는 2위로 예선을 통과했다.

앞서 열린 예선 4조에서는 중국의 런쯔웨이가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비디오 판독 결과 로베르츠 즈베이니엑스(라트비아)를 손으로 밀쳐 실격됐다. 중국은 1000m에 출전한 3명 중 우다징만 준준결선에 진출했다.

여자 500m에서도 중국 선수 2명이 실격됐다. 한국 선수들과 악연이 있는 판커신은 준결선 1조에서 최민정과 함께 출전했다. 최민정이 1위로 통과한 가운데 판커신은 3위에 올랐다. 어차피 결선 진출에 실패했지만 비디오 판독 결과 반칙을 저질러 파이널B로도 가지 못하고 실격됐다. 준결선 2조 취춘위도 최하위인 4위를 기록했지만 반칙으로 실격 처리됐다.

한국은 중국의 ‘나쁜 손’과 악연이 많았다. 2014 소치 겨울올림픽 여자 1000m에서 금메달을 딴 박승희를 결승선 통과 직전 잡아채려는 동작을 취했지만 아무 문제 없이 넘어갔다. 준결선에서는 심석희를 넘어뜨릴 뻔했다.

지난해 삿포로 겨울아시아경기 여자 500m 결선에서도 심석희의 무릎을 잡아 동반 실격되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 선수들이 상대 선수에게 손을 대 실격된 경우도 종종 있었다.

‘나쁜 손’은 그동안 많은 논란을 낳았다. 이전에는 선수가 넘어지는 등 확실하게 영향을 주는 상황이 아니면 문제 삼지 않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 문제가 자주 논란이 되자 좀 더 엄격한 쪽으로 판정 분위기가 바뀌었다.

한 쇼트트랙 관계자는 “논란을 피하기 위해 예전에는 애매한 상황이면 그냥 넘어갔을 것도 이젠 무조건 실격 처리를 한다”고 말했다. 한번 비디오 판독으로 결정된 판정은 번복되지 않는다. 그러나 한 경기에서 적용된 벌칙이 다음 경기에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강릉=김동욱 creating@donga.com·정윤철 기자
#평창올림픽#실격#판정#비디오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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