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고받고 ‘야유 시리즈’… KGC 한걸음만 남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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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팬들 삼성 이관희 집중공격 속 선수들도 흥분해 몸싸움 격해져
오세근-사이먼 나란히 20득점… 3승2패 앞서며 통합우승 눈앞

안방으로 돌아온 KGC가 홈팬들의 압도적인 응원 속에 통합우승까지 단 1승만을 남겨뒀다.

KGC는 30일 안양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7전 4승제) 삼성과의 5차전에서 81-72로 승리해 3승 2패를 기록했다. 이제껏 챔피언 결정 1∼4차전에서 2승 2패를 거둔 뒤 5차전에서 승리를 거둔 팀의 우승 확률은 77.8%다. 반면 6강 플레이오프부터 총력전을 벌여 체력적 열세에 시달리고 있는 삼성은 남은 두 경기를 모두 잡아야만 하는 벼랑 끝에 몰렸다.

이날 안양체육관 매표소에는 일찌감치 ‘전 좌석 매진’ 안내문이 붙었을 만큼 KGC 팬들은 붉은색 응원 티셔츠를 챙겨 입고 경기장을 붉게 물들였다. 2차전에서 이관희(삼성)와 이정현(KGC)의 육탄전이 벌어진 후 삼성의 안방 잠실실내체육관에서 3, 4차전을 치르는 동안 이정현이 삼성 팬들의 야유 폭격에 시달린 것을 복수라도 하듯 KGC 팬들은 이관희가 공을 잡을 때마다 야유를 쏟아냈다. 이런 사태를 우려해 KGC 구단은 경기 시작 전부터 특정 선수를 향한 야유를 자제해달라는 안내를 수차례 내보냈지만 팬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선수들 사이의 긴장도 정점을 찍었다. 문태영-양희종, 리카르도 라틀리프-데이비드 사이먼, 마이클 크레익-오세근, 이관희-이정현(이상 삼성-KGC) 등 서로 매치업이 된 양 팀 선수들은 여느 때보다 격한 몸싸움을 벌였고 심판의 호루라기가 나올 때마다 예민한 반응을 감추지 못했다.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한 크레익은 3쿼터를 1분 42초 남기고 일찌감치 5반칙으로 퇴장당했다. 삼성 이상민 감독은 경기 후 “선수들이 1 대 1에서 파울을 안 불어준다고 심리적으로 조금 말린 것 같다. 몸싸움 등에서도 선수들이 많이 흥분했고 무리한 플레이가 나왔다”고 진단했다.

반면 KGC는 오세근(20득점, 9리바운드)과 사이먼(20득점, 7리바운드)이 평정심을 잃지 않고 골밑을 단단히 지켰다. 김승기 KGC 감독은 4차전에서 왼손 중지와 약지 사이가 찢어져 손가락을 8바늘 꿰매고 이날 경기에 나선 오세근의 투혼에 박수를 보냈다. 반면 삼성 골밑 ‘수호신’으로 활약해온 라틀리프는 이날도 18득점, 10리바운드로 가뿐히 플레이오프 전 경기 더블더블 행진을 이어가기는 했지만 연이은 강행군에 플레이오프 들어 가장 낮은 야투율(40%)로 흔들렸다.

한편 2일 다시 삼성 안방에서 열리는 6차전부터는 KGC에 새로운 외국인 선수 마이클 테일러가 합류한다. 키퍼 사익스가 1차전에서 전치 3주의 진단을 받아 2차전부터 내내 홀로 뛰어온 사이먼의 체력을 테일러가 얼마나 안배해주느냐에 따라 KGC와 삼성의 운명이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안양=임보미 기자 bom@donga.com
#kgc 이정현#오세근#이관희#사익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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