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세 잉크스터, 또 하나의 전설 ‘64타’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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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파운더스컵 최종일 8언더, 우승 놓쳤지만 불꽃 투혼 화제
젊은 선수들 틈에서 경쟁력 과시 “더 나은 경기 위한 도전이 기쁨”

20일 막을 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뱅크 오프 호프 파운더스컵 우승자는 안나 노르드크비스트(30·스웨덴)였다. 노르드크비스트는 이날 미국 애리조나 주 피닉스의 와일드파이어 골프장(파72)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4타를 줄여 최종 합계 25언더파 263타로 우승했다.

그런데 마이클 완 LPGA 커미셔너가 경기 후 격려의 포옹을 한 선수는 따로 있었다. 여자 골프계의 살아있는 전설 줄리 잉크스터(57·미국·사진)다. 잉크스터는 이날 이글 1개와 버디 6개로 8언더파 64타를 쳤다. 최종 합계 16언더파 272타로 최종 순위는 공동 24위였다. 하지만 57세라는 나이를 감안하면 이날만큼은 최고의 플레이를 펼쳤다고 할 수 있다. 그가 64타를 친 것은 2003년 에비앙 마스터스 3라운드 이후 14년 만이다. 잉크스터는 경기 후 “어떻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나는 여전히 골프장에 나오는 게 즐겁다. 연습을 하고, 경기에 몰입하는 것 자체가 큰 즐거움”이라고 했다.

2000년 골프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그는 몇 해 전부터 딸 같은 선수들과 경쟁을 하고 있다. 현재 여자 골프 세계 랭킹 1위 리디아 고(20·뉴질랜드)와는 37세 차이가 난다. 1990년 태어난 자신의 첫째 딸은 물론이고, 1994년생인 둘째 딸도 리디아 고보다 나이가 많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잉크스터는 여전히 투어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실력으로 보여줬다. 2, 3라운드에서 각각 73타와 70타로 다소 부진했지만 1라운드에서는 7언더파 65타를 쳤다. 그는 “우승을 하려면 4라운드를 모두 잘 쳐야 한다. 더 나은 경기를 위해 도전하는 것 자체가 기쁨”이라고도 했다. 그는 올해 솔하임컵(미국과 유럽의 여자골프대항전) 미국 대표팀 캡틴도 맡는다.

1983년 프로에 데뷔한 뒤 35년째 투어 생활을 하고 있는 잉크스터는 메이저 대회 7승을 포함해 통산 31승을 거뒀다. 가장 최근에 한 우승은 2006년 세이프웨이 인터내셔널이었다. 한편 전인지(23)는 23언더파 265타로 스테이시 루이스(32·미국), 에리야 쭈타누깐(22·태국) 등과 공동 2위로 대회를 마쳤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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