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군단 넥센, 한국시리즈 첫 진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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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 4차전서 LG 10점차 대파
김민성 PS 한경기 최다 7타점… 2G 연속홈런 강정호 PO MVP

야구에서 홈런은 가장 쉽고도 확실한 득점 방법이다. 타자가 ‘누의 공과’(베이스를 밟지 않고 지나가는 것으로 아주 드물게 일어난다)를 범하지 않는 이상 점수를 올리는 데 아무 문제가 없다.

올해 넥센은 홈런의 팀이었다. 52홈런으로 홈런왕에 오른 박병호를 포함해 무려 7명의 타자가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팀 홈런 199개로 최소 홈런 팀인 LG(90개)와는 100개도 넘게 차이가 난다.

포스트시즌에서 홈런은 더욱 큰 효과를 발휘한다. 좋은 투수들이 모두 나서는 단기전에서는 점수 뽑기가 쉽지 않다. 연속 3안타를 쳐도 점수를 못 낼 수 있다. 그런데 홈런 한 방은 그대로 득점으로 연결된다. 2008년 팀 창단 후 첫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한 넥센의 힘은 역시 홈런이었다.

전날까지 2승 1패로 앞서 있던 넥센은 3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결정적인 홈런 두 방으로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지었다.

양 팀은 선발 투수(LG 류제국, 넥센 소사)들의 호투 속에 4회까지 2-2로 팽팽히 맞섰다. 승부의 추가 급격히 기운 건 넥센의 5회초 공격이었다. 2사 후 박병호와 강정호의 연속 안타로 만든 2사 1, 3루에서 김민성은 류제국의 몸쪽 직구(시속 145km)를 받아쳐 왼쪽 담장을 훌쩍 넘기는 결승 3점포를 때려냈다.

5-2로 앞선 7회 1사 1루에서는 강정호가 LG의 세 번째 투수 우규민을 상대로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2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넥센 타선은 전의를 상실한 LG 투수들을 상대로 막강 화력을 뽐내며 12-2로 크게 이겼다.

플레이오프 4경기 내내 넥센 타자들의 홈런포는 쉴 새 없이 터졌다. 10월 27일 1차전에서는 6회 윤석민의 대타 3점 홈런으로 기선을 제압했고, 30일 3차전에서는 2회 강정호의 결승포와 8회 유한준의 쐐기포에 힘입어 승리했다. 유일하게 진 28일 2차전에서도 유한준은 7회 솔로 홈런을 쳤다.

김민성은 4차전에서 혼자 7타점을 올리며 포스트시즌 한 경기 최다 타점 신기록(종전 6개·OB 김유동, 현대 퀸란)을 세웠다. 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에는 타율 0.533에 2홈런, 4타점을 기록한 강정호가 선정됐다. 상금은 300만 원.

‘홈런 군단’ 넥센은 4일부터 한국시리즈 4연패를 노리는 정규시즌 1위 팀 삼성과 우승을 다툰다. 삼성은 정규시즌 팀 홈런 161개로 넥센에 이어 2위였다. 올 시즌 상대 전적에서는 삼성이 8승 1무 7패로 근소하게 앞서 있다.

‘가을의 기적’을 꿈꿨던 LG는 플레이오프의 벽을 넘지 못한 채 내년을 기약하게 됐다. 시즌 초반 최하위에서 시작해 한 계단씩 오르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 LG는 준플레이오프에서 NC를 꺾었으나 체력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양팀 감독의 말▼

▽염경엽 넥센 감독=
승리에 대한 집중력이 강했기 때문에 우리가 이길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내 생각대로 시리즈가 잘 풀렸다. 목표한 대로 4차전 안에 끝나서 다행이다. 힘이 떨어지지 않아 정상적인 상태로 한국시리즈를 치를 수 있을 것 같다. 기회는 항상 오는 게 아니다. 한국시리즈에 임하는 우리 선수들의 분명한 의지가 있기 때문에 잘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최선을 다해 기회를 잡도록 하겠다.

▽양상문 LG 감독=
홈인 잠실구장에서 한 번이라도 꼭 이기고 싶었다. 오늘 승리하면 5차전에서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다. 4회 찬스에서 역전을 시키지 못한 게 아쉽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의 노력 덕분에 먼 길을 돌아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내년엔 더 철저히 준비해서 힘들게 시즌을 치르지 않도록 하겠다. 투수력뿐 아니라 공격력에서도 확실한 팀 컬러를 입힐 생각이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강정호#포스트시즌#홈런#플레이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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