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골프 데뷔전 우승, 42세 ‘정일미 교수’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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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영남대 특강을 마치고 대구에서 서울방향 상행선 야간열차에 탑승했다는 그는 지칠 만했을 텐데도 목소리는 생기가 넘쳤다. ‘스마일 퀸’이라는 별명과 함께 필드에서 뜨거운 인기를 누렸던 정일미(42·사진)를 전화 인터뷰했을 때였다. 그는 “요즘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할 지경”이라면서 “뭐 하나 소홀히 하고 싶지 않다”며 웃었다. 정일미의 공식 직함은 충남 천안시 호서대 스포츠과학부 골프전공 전임 교수. 지난해 부임 후 이번 학기 102명의 학생에게 매너와 에티켓, 스윙, 코스 공략법 등 골프의 ABC를 가르치고 있다. 이화여대 졸업 후 20년 만에 용인대에서 대학원 과정을 밟고 있는 만학도이기도 한 정일미는 18일에는 강원 원주시 센추리21CC(파72)에서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시니어투어 대회에 처음 출전해 우승까지 했다. 만 42세가 넘어야 참가할 수 있는 이 대회에서 그는 2라운드 합계 3언더파 141타로 데뷔전부터 트로피를 안았다.

1995년 프로 데뷔 후 KLPGA투어 통산 8승을 거둔 그는 더 큰 무대를 꿈꾸며 32세였던 2004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뛰어들어 7년 동안 뛰었다. “아직도 교수보다는 프로라는 호칭이 더 익숙하다. 골프 선수에서 은퇴한 적은 없다. 대회 출전은 자칫 느슨해지기 쉬운 내 삶을 자극하고 활력을 준다.” 늘 뭔가를 향한 정일미의 도전은 계속되고 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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