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농단 연루’ 판사 8명 징계…이규진·이민걸 정직 6개월

  • 뉴시스
  • 입력 2018년 12월 18일 10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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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 의혹에 연루된 법관들에 대한 징계가 결정됐다. 처분 대상자는 이규진·이민걸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와 방창현 대전지법 부장판사 등 모두 8명이다.

18일 대법원에 따르면 법관징계위원회는 전날 사법농단 의혹에 연루돼 징계청구가 이뤄진 법관들에 대한 4차 심의기일을 열어 이 부장판사 등 13명에 대한 징계 여부를 결론지었다.

품위손상과 직무상의무 위반 등 징계사유로 ▲정직 3명 ▲감봉 4명 ▲견책 1명 ▲불문(不問) 경고 2명 등 10명에 대한 조치 내용이다. 나머지 3명은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봤다.

먼저 이규진 부장판사는 품위손상, 이민걸 부장판사는 품위손상 및 직무상 의무 위반을 사유로 각각 정직 6개월의 처분이 결정됐다.

이규진 부장판사는 통합진보당 비례대표지방의원 행정소송 심증 파악 및 대응방안 수립, 통진당 국회의원 행정사건 전원합의체 회부 검토, 헌법재판소 심리 주요사건 경과보고 등과 관련한 부분이 징계사유로 지목됐다.

이민걸 부장판사는 유모 국회의원 공직선거법 위반 진행사건 문건 작성 지시, 기획조정실장으로서 기획조정실 심의관들의 품위손상 관련 문건 작성 및 임종헌 차장에 대한 보고행위 묵인과 관련한 부분이 사유가 됐다.

방창현 대전지법 부장판사에게는 직무상 의무 위반을 사유로 정직 3개월의 처분이 결정됐다. 그는 통진당 비례대표 지방의원 행정소송 심증 노출 및 선고연기 요청 수락 문제가 징계사유로 지적됐다.

또 박모 창원지법 부장판사는 국제인권법연구회 및 인사모 대응방안 수립 관련 문제 등(품위손상), 정모 울산지법 부장판사는 정부 운영 협력 사례 문건 작성 등(품위손상)을 이유로 감봉 5개월 처분을 받게 됐다.

김모 창원지법 마산지원 부장판사는 차모 판사 동향 파악 및 대응 방안 수립 관련 등(품위손상)으로 감봉 4개월, 시모 창원지법 통영지원 부장판사는 상고법원 입법을 위한 청와대 설득방안 문건 작성(품위손상)으로 감봉 3개월 결정이 이뤄졌다.

이외 문모 서울남부지법 판사는 품위손상을 사유로 견책 처분, 김모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와 노모 서울고법 판사는 각각 불문경고가 결정됐다.

이후 징계는 불문경고 대상자 2명을 제외한 8명에 대해 처분과 집행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규진 부장판사 등 정직 처분 대상자는 징계가 이뤄질 경우 해당 기간 동안 직무집행이 정지되며, 보수를 지급받을 수 없다.

감봉 처분 대상자는 대상 기간 보수의 3분의 1이하가 줄어들게 되며, 견책은 징계사유에 관해 서면으로 훈계받게 된다.
반면 불문경고는 징계사유는 있지만 징계처분은 하지 않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될 때 이뤄지는 조치여서 김모 부장판사 등 대상자들에게 직접적인 징계는 이뤄지지 않을 예정이다.

아울러 법관징계위는 심모·홍모 서울고법 부장판사와 김모 전주지법 부장판사 등 3명에게는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봤다. 이들은 각각 국제인권법연구회 압박, 서울중앙지법 단독판사회의와 관련한 내용으로 징계위에 회부됐다.

앞서 법관징계위는 지난 7월20일, 8월20일, 12월3일, 12월17일에 걸쳐 모두 4차례 징계 심의를 진행했다.

통상 법관 징계 심의는 1회 기일을 거쳐 결론이 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하지만 이번 징계 절차는 공전을 거듭하면서 상대적으로 심의가 길어졌다.

앞서 법관징계위는 2차 심의기일 이후 “수사 진행 경과와 결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이유로 기일 지정을 연기,심의가 100일 이상 지연되다가 지난 3일에서야 논의가 재개됐다.

이 징계 절차는 김명수 대법원장이 지난 6월15일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특별조사단’ 조사 결과의 후속 조치로 현직 판사 13명에 대해 징계청구한데 따른 것이다.

당시 징계청구는 양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 등에서 판사 동향을 파악하고 재판 관련 문건을 작성하는 등 사법농단 의혹에 관여했다는 이유로 이뤄졌다고 한다.

징계는 그 사유가 있는 날부터 3년(금품수수 등은 5년)이 지나면 징계 등을 청구하지 못하도록 돼 있다. 따라서 이번 징계 청구는 이 기간 내 이뤄진 관여 행위를 대상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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