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임 해야죠” 가짜 권양숙-윤장현 268회 문자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2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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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생일에 뵙고 얘기했다”
공천관련 언급… 12차례 통화도
윤장현 불출마 선언후 “4억 돌려달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를 사칭한 사기범이 윤장현 전 광주시장(69)에게 6·13지방선거 공천과 관련된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여러 차례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광주지검은 10일 윤 전 시장을 공직선거법상 금품수수금지 위반 등의 혐의로 불러 조사했다고 밝혔다. 윤 전 시장은 지난해 12월 26일부터 올 1월 31일까지 권 여사를 사칭한 김모 씨(49·구속)에게 네 차례에 걸쳐 4억5000만 원을 송금했다.

김 씨는 1월 초 윤 전 시장에게 “더불어민주당 대표(당시 추미애 대표)에게 윤 시장을 신경 쓰라고 했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1월 18일에 보낸 메시지에는 윤 전 시장에게 “재임하셔야죠. 어제 이용섭 씨(현 광주시장)에게 시장 출마를 만류했다”고 했다. 1월 말에는 “문재인 대통령을 생일에 뵙고 당신(윤 전 시장)에 대해 이야기했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검찰은 문자메시지와 김 씨의 진술을 토대로 윤 전 시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윤 전 시장이 김 씨에게 보낸 답신 메시지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답신 내용과 관련 진술이 공직선거법 적용 여부에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시장은 검찰 조사에서 “김 씨와 선거와 관련해 특별히 주고받은 이야기는 없다”고 주장했다.

또 윤 전 시장은 4월 불출마 선언 이후 “경제적으로 힘들다”며 변제를 요청하는 메시지를 김 씨에게 보냈다. 지난해 12월부터 10개월 동안 두 사람은 12차례 통화를 했고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는 268차례나 주고받았다. 검찰은 또 윤 전 시장이 시중은행 2곳에서 3억5000만 원을 빌릴 때 정상적으로 대출을 받았는지와 지인에게 빌렸다는 1억 원의 출처 등도 확인할 방침이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사기범#윤장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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