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수는 ‘살인’인데 형 도운 동생은 ‘공동폭행’ 혐의 적용…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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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1월 21일 10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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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방 아르바이트생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피의자 김성수가 21일 오전 서울 양천경찰서에서 서울남부지방검찰청으로 송치되던 중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김성수는 이날 “동생도 잘못한 부분에 벌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뉴시스
PC방 아르바이트생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피의자 김성수가 21일 오전 서울 양천경찰서에서 서울남부지방검찰청으로 송치되던 중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김성수는 이날 “동생도 잘못한 부분에 벌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뉴시스
경찰이 서울 강서구 ‘PC방 살인사건’의 피의자 김성수(29)의 동생 김모 씨(27)가 살인 공범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다만 경찰은 김 씨에게 공동폭행 혐의를 적용했다.

이번 사건을 수사한 서울 강서경찰서는 21일 살인 혐의로 구속된 김성수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고 김성수의 동생 김 씨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폭행) 혐의로 입건해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고 밝혔다.

김성수는 지난달 14일 오전 8시 8분께 강서구의 한 PC방 앞에서 아르바이트생 신모 씨(21)를 주먹으로 폭행한 후 흉기로 수십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손님으로 PC방을 찾은 김성수는 자리 정돈 문제로 신 씨와 말다툼을 한 뒤 PC방을 나갔다가 집에서 흉기를 갖고 돌아와 PC방 입구에서 신 씨를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건 후 공개된 범행현장의 폐쇄회로(CC)TV 화면에는 PC방 앞 에스컬레이터에서 김성수와 신 씨가 몸싸움을 벌이는 동안 김성수의 동생 김 씨가 신 씨를 붙잡는 모습이 담겼다.

이에 김 씨가 살인 공범이 아니냐며 여론이 들끓었지만, 경찰은 김 씨가 흉기를 꺼내 든 모습을 본 이후 동생이 형을 붙잡으며 제지했고 주변에 신고를 요청했다는 점 등을 들어 동생이 살인에 공모했거나 방조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해자 유족 측 입장은 달랐다. 이들은 지난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CCTV 영상 등을 볼 때 처음에 김성수와 피해자가 에스컬레이터에서 멱살을 잡고 엉겨 붙었을 때부터 흉기를 꺼내 휘둘렀고 흉기에 맞은 피해자가 몸을 숙이자 흉기로 뒤통수 등을 찔렀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족 측은 이때 동생이 신 씨를 붙잡고 있었던 만큼 살인죄의 공범으로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김성수가 흉기를 사용한 시점에 대한 경찰의 수사결과는 달랐다. 경찰은 김성수의 진술과 CCTV 영상 등을 종합해 볼 때 김성수가 신 씨를 폭행해 쓰러뜨린 이후 주머니에서 흉기를 꺼내 찌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외부기관이 CCTV를 분석한 결과, 김성수와 신 씨가 서로 몸싸움을 벌일 당시 흉기가 확인되지 않으며 김성수는 신 씨가 쓰러진 이후부터 흉기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김 씨가 흉기를 휘두르는 형을 잡아당기거나 형과 신 씨 사이에 끼어들어 형을 제지하는 CCTV 영상으로 볼 때 살인죄의 공범으로 볼 수는 없다며, 목격자 진술 역시 이와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신 씨 사망에 대해서는 예견 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 없어 살인 또는 폭행치사 혐의를 적용하기 곤란하다”고 밝혔다.

다만 경찰은 김성수가 흉기를 사용하기 전 신 씨와의 몸싸움 과정에서 김 씨가 형을 말리지 않고 계속 신 씨를 잡고 있었던 점 등으로 볼 때 폭행 혐의는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경찰은 동생이 허리 부위를 붙잡는 일련의 행위가 싸움을 ‘말리려는 의도’ 보다는 유형력을 행사해 ‘피해자를 폭행’한 것으로 판단했다.

경찰은 또 김성수의 동생이 PC방에서 형과 함께 신 씨와 말다툼을 했다는 목격자 진술을 확보하고 이를 폭행 동기로 봤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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