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역 포함된 호남 KTX 단거리 노선 만들자”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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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세종∼익산 단거리 노선이 오송∼평택 복복선화보다 효율적”
무소속 이용호 의원, 국회서 제안

고속철도(KTX) 세종역 신설을 둘러싸고 충북과 세종시 간 갈등이 빚어지는 가운데 KTX 충북 오송∼경기 평택 간 노선을 복복선화하는 대신 세종역을 신설하고 천안아산∼세종∼공주∼익산을 연결해 호남선 KTX 노선의 거리를 단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안은 2005년 호남선 KTX 노선 결정 과정에서부터 제기됐지만 오송을 경부선과 호남선 분기역으로 해야 한다는 주장에 밀려 성사되지 못했다.

정부는 최근 경부선과 호남선이 합류하면서 병목 현상이 빚어지자 오송∼평택 간 복복선화 예비타당성 조사를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세종시 출신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세종역 신설을 강력히 추진하자 같은 민주당 출신 이시종 충북지사가 ‘세종역을 신설하면 오송역이 위축된다’고 반발하는 등 여권 내부와 충청지역 안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용호 의원(무소속·전북 남원-임실-순창)이 새로운 KTX 세종역 신설안을 들고 나왔다. 이 의원은 17일 국회 본회의에서 5분 발언을 통해 세종시와 주변 지역 간 ‘KTX 세종역’ 갈등을 해결하는 방안으로 ‘세종역이 포함된 호남 KTX 단거리 노선’ 신설을 제안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인 이 의원은 “정부는 현재 경부선과 호남선이 합류해 병목현상이 심하다는 이유로 오송∼평택 간 KTX 노선 복복선화 예비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이는 2005년 오송을 분기역으로 결정하면서부터 이미 예견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호남 입장에서는 잘못된 기존 노선을 복복선화하는 것보다 ‘천안아산∼세종∼(공주)∼익산’으로 이어지는 호남 KTX 단거리 노선을 개설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정부 관계자의 말을 빌리면 복복선화나 호남 KTX 단거리 노선 신설이나 비용도 거의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정부의 복복선화 계획은 현실에 맞지 않고 전북 도민에게 지난 10년 동안 겪었던 고통을 또다시 겪게 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2005년 호남선 KTX 노선 결정 과정에서 호남 주민들은 노선 직선화를 요구했으나 지역균형 발전과 정치 논리에 밀려 현재 노선으로 결정됐다.

전북 도민들로서는 KTX 노선이 오송으로 19km를 도는 바람에 추가로 들어가는 운임과 시간 등을 따지면 이용자 1인당 9000원의 경제적 시간적 손실을 입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의원은 “철도는 국가 기간망이기 때문에 정치적 논리나 지역 이기주의로 접근하거나 결정돼서는 안 되고 국토균형발전과 국민 편의를 높이는 방식이 돼야 한다”며 “2005년 정치적 이유로 KTX 분기점이 오송으로 결정되면서 세종시로의 접근이 어려워지고 지역 갈등이 또다시 불거질 뿐 아니라 애꿎은 호남만 지속적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호남 KTX 단거리 노선은 서울과 호남의 교통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고 사실상 행정수도 역할을 하는 세종시를 활성화할 수 있어 일거양득”이라며 “광주전남혁신도시, 전북혁신도시와 세종시 간 접근성을 높여 혁신도시 성장과 함께 호남 경제발전도 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정부에 원점에서 추가 노선 건설을 재검토할 것을 촉구한다”며 “호남 KTX 단거리 노선 개설을 위해 지역민과 함께 힘을 모아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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