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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염희진]빨라지는 고령화 시계 ‘시니어 시프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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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염희진]빨라지는 고령화 시계 ‘시니어 시프트’가 필요하다

염희진 산업2부 기자 입력 2018-09-21 03:00수정 2018-09-2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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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희진 산업2부 기자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있는 AK플라자 분당점은 올해 3월 시니어를 위한 전용 스터디클럽을 열었다. 국내 백화점 업계에서는 첫 시도였다. 이 백화점은 50∼70대 매출이 전체의 40%에 육박하자 시니어들이 서로 배우고 가르칠 수 있는 ‘아름다운 인생학교’를 만들었다. 심리학, 일본어, 서양미술사, 아이리시 휘슬 등 여러 강좌를 개설했는데 강좌 등록자 수가 봄학기 39명에서 이번 가을학기 62명으로 크게 늘었다.

의외의 매출 효과도 거뒀다. 봄학기 수강생이 이 백화점에서 평균적으로 구매하는 금액(3∼5월 기준)이 일반 회원보다 6배가량 높았다고 한다. 이 클럽을 운영하는 백혜정 문화팀장은 “시니어 고객의 강좌 참여도와 매출 기여도가 기대 이상”이라며 “아동과 주부 대상 강좌 위주였던 백화점 문화센터가 이제 시니어를 적극적으로 끌어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AK플라자는 다른 지역 점포에도 시니어 전용 스터디클럽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주 고객층이 30, 40대인 백화점에서 시니어를 타깃으로 한 이벤트나 매장을 구성하는 것은 조심스러운 일이다. 2011년에 한 백화점은 시니어 전문 매장을 열었다가 조용히 문을 닫기도 했다. 젊어 보이고 싶은 욕구가 강한 시니어 고객들이 ‘대놓고 시니어 매장’을 싫어한다는 심리를 간과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백화점업계는 지금의 20, 30대에게 백화점 이용 경험을 심어주지 않는다면 미래 고객을 잃을 수 있다는 절박한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에 뺏긴 젊은 고객을 끌어들이는 것은 현재 백화점의 지상과제이다. 그래서 계속 젊어지려 한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한국의 고령화 속도를 생각한다면, 백화점을 비롯한 소비재 산업은 고령사회에서도 다양한 기회를 엿볼 수 있다. 특히 지난해 국내의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인구조사 이래 처음으로 줄었지만 이 가운데 준고령층인 50∼64세 비중이 증가하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들은 ‘돈과 시간 부자’, ‘액티브 시니어’ 등 다양한 신조어로 불리며 소비 주체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이 소멸한다’는 책을 쓴 전영수 한양대 교수는 “100세 시대에 돌입한 지금 40대는 과거의 중년이 아니다. 아울러 노인 기준이 상향 조정되며 고령층이 ‘뒷방 늙은이’가 아닌 ‘경제를 이끌어가는 주체’로까지 받아들여진다. 넘치는 중년, 고령층을 위한 비즈니스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본 최대 유통업체인 이온(AEON)은 ‘시니어 시프트(Senior Shift) 전략’을 발표하면서 경제·경영 환경이 고령자 중심으로 재편되는 현상에 대비하고자 했다.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은 60세 이상 인구의 소비총액이 2030년에는 전체 소비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일본의 백화점들은 매장의 구성을 시니어 동선에 맞춰 바꾸고 동네 편의점도 시니어를 위한 식료품 배달 기지로 탈바꿈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도 앞으로 소비를 이끌어가는 세대가 누군지 면밀히 분석하고 이들을 겨냥한 세심한 전략을 준비해야 한다.
 
염희진 산업2부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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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시니어#시니어 시프트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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