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곡동 어린이집 영아 사망 당시 토사물…“보육교사, 자질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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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7월 20일 1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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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 방송 캡처.
채널A 방송 캡처.
잇따라 발생한 어린이집 사고에 아이를 둔 부모들이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어린이집 사고가 끊이질 않는 원인은 뭘까.

이승하 중앙대 유아교육학과 교수는 20일 YTN 라디오 '수도권 투데이'에서 "해마다 반복되는 (어린이집) 사건이다. 이유는 일단 교사나 기관 내 성인들의 관리감독, 책임감 부족이고 많이 대두되는 건 교사의 개인적인 윤리의식 부재, 제도적인 문제들도 복합된 문제다"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화곡동 어린이집 영아 사망 사건 피의자인 보육교사가 '아이가 잠을 자지 않아 재우기 위해' 11개월 된 아기 몸에 올라탔다고 진술한 것에 대해 "상식적으로 이해 안 된다. 보육 지식과 전문성 부족으로 보인다. 그리고 보육교사 개인적 자질 또한 의심되는 진술"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어른의 몸으로 눌렀다는 건 명백한 학대다. 구급대원이 도착했을 때 토사물이 나왔다고 했는데 그것은 수유한 이후에 소화시키지 않고 바로 재우려고 했다는 걸 반영한다. 이건 굉장히 기초적 상식인데 이걸 하지 않았다는 것도 의아스럽다"라고 덧붙였다.

어린이집 측에서 사건 발생 3시간 후 경찰에 신고한 것에 대해선 "개인적인 견해로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 첫 번째는 진술한 대로 몰랐다. 수유한 이후 재우기 위해서 했고, 그걸 몰랐다고 할 가능성이 있고 두 번째는 두려움에 신고 시기를 늦췄다는 가능성도 있다"라고 봤다.

빈번한 어린이집 사고에 이 교수는 교사 한 명당 돌봐야 하는 아이들이 너무 많다고 봤다. 그는 "OECD 국가의 교사 대 영유아 비율이 평균 1:13.6이. 그러니까 교사 한 명이 13명 정도의 유아를 보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17.5다. 17명 정도를 아이들을 보고 있어서 OECD 평균보다 약간 높은 편에 속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교사 대 유아의 비율이 높아지게 되면 아무래도 돌봐야 하는 아이의 수가 많아지게 될수록 교사의 직무 스트레스가 높아지게 되고, 이런 직무 스트레스는 아동학대를 발생시킬 수 있는 잠재적 요인 중의 하나로 들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또 교사의 복지와 처우 문제도 언급했다. 이 교수는 "아무래도 보육교사의 처우라든가 이런 복지 수준이 낮다 보니까 이분들이 직업만족도라든가 이런 것이 낮고 이직률도 높다. 그러면서 자기 직업에 대한 자긍심이라든가 자부심도 낮게 될 수 있는 우려가 있고, 이것이 결국 아동학대나 잘못된 보육으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또 보육교사의 어떤 자질에도 문제가 나오고 있다. 우리가 보육교사 양성은 조금 다양한 체계로 이루어지고 있어서 보육교사의 양성 체계에 따라서 보육교사의 교육수준이라든가 지적 수준이 좀 달라지게 돼 있다. 이것도 역시 제도적인 문제와 연결되는데 그렇게 됐을 때 교사로서 지켜야 할 자질이라든가 책임감, 윤리적인 부분에서 교육이 좀 부족해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유치원교사에 비해서 보육교사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배출되고 있다. 유치원교사는 대학의 유아교육과를 전공해야만 자격을 부여받는 반면, 보육교사는 1년 정도 일정한 보육과목을 이수하면 3급을 가질 수 있다. 그래서 일정 경력이 되면 2급, 1급으로 승급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3급의 경우 자격기준에 대한 재검토 요구가 현실적으로 많이 존재하고 있다. 왜냐하면 이런 3급 같은 경우는 집체교육이라든가 온라인 교육을 통해서 일정 과목을 이수하면 자격을 딸 수 있게 되어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과목은 이수하지만 그것이 이론 중심이나 겉핥기식으로 그냥 이수하기 위한 그런 걸로 흘러갈 수 있기 때문에 이런 것들에 대한 보완이나 강화가 필요하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한편 19일 서울 강서경찰서는 전날 서울 강서구 화곡동의 A 어린이집에서 생후 11개월 된 남자 원생에게 이불을 덮고 짓눌러 숨지게 한 혐의(아동학대치사)로 보육교사 김모 씨(59·여)를 긴급 체포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검찰이 영장을 청구, 20일 법원이 영장실질심사에 들어갔다. 구속 여부는 이날 오후 늦게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toy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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