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항서 붉은불개미 20여 마리 발견, 물리면 사람도 사망? 독성 분석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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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6월 19일 07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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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항서 붉은불개미 발견

경기도 평택항에서 붉은불개미가 대거 나와 방역 당국이 긴급방제에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살인개미’라 불리는 붉은불개미에 대한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18일 평택항컨테이너터미널 야적장 바닥 콘크리트 틈새에서 붉은불개미 일개미 20여 마리를 발견해 주변 지역을 대상으로 소독과 방제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역본부는 “야적장에서 붉은불개미가 나온 것은 지난해 9월 부산 감만부두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라며 “검역본부 소속 컨테이너 점검 인력이 찾아냈다”고 설명했다.

당국은 붉은불개미 발견 지점과 주변 반경 5m 내에 통제라인과 점성페인트로 방어벽을 치고, 스프레이 약제를 뿌렸다. 또 방제구역 반경 100m 안에 있는 컨테이너는 이동제한을 하고, 소독 후에만 반출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환경부와 농촌진흥청 등 관계기관 전문가는 19일 합동 조사를 를 통해 군체 유무와 크기를 확인하고 방제범위를 결정할 계획이다.

붉은불개미는 남미에 주로 서식하며 크기는 3∼6mm에 불과하다. 이 작은 개미가 화물 컨테이너 등을 통해 전 세계로 퍼지면서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세계 100대 악성 침입 외래종’으로 지정했다.

붉은불개미의 꼬리 부분에는 날카로운 침이 있다. 찔리면 마치 불에 덴 것처럼 심한 통증을 느낀다. 이 침에는 염기성 유기화학물인 알칼로이드인 솔레놉신과 벌, 독거미, 지네 등에 있는 독성물질 포스폴리파아제, 히알루로니다아제 등이 섞여 있다.


붉은불개미에 쏘이면 사망할 수도 있어 ‘살인개미’라는 별명을 지니고 있다. 붉은불개미에게 쏘이면 상태에 따라 △경도 △중도 △중증으로 나뉜다. 일단 쏘이면 20∼30분 정도 신체의 변화를 잘 살펴야 한다. 따끔한 통증과 함께 해당 부위가 가렵기만 하면 큰 문제가 없지만 평소 곤충 독 알레르기가 있다면 다르다. 쏘인 후 부기와 두드러기가 전신으로 퍼지면 ‘위험 신호’다. 알레르기로 인한 급성 쇼크, 즉 ‘아나필락시스’ 반응이 올 수 있어서다. 처치가 늦으면 자칫 사망할 수 있다.

다만 붉은불개미의 위험성이 과장됐다는 지적도 있다. 붉은불개미 정부합동조사단에 참여한 류동표 상지대 산림과학과 교수는 “면역력이 약한 사람이 물릴 경우 치명적일 수 있으나 붉은불개미의 독성은 국내에 서식하는 꿀벌, 말벌보다 약해 사망 위험은 낮다”고 말했다.

실제로 붉은불개미의 독성은 어느 정도일까. 독성은 동물에게 독을 주입한 뒤 절반이 사망에 이르는 데 필요한 독의 양을 의미하는 반수치사량(LD50)으로 평가한다. 쥐 10마리 중 절반인 5마리를 죽이는 데 얼마나 많은 양의 독이 필요한지 계산하는 것으로, 양이 적을수록 치명적이다.

이에 따르면, 붉은불개미의 독으로 1kg짜리 쥐 반수를 죽이려면 마리당 8mg이 필요하다. 붉은불개미가 300번 이상 쥐를 찔러야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다는 것.

현재까지 밝혀진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독을 가진 곤충은 노란수확기개미(yellow harvest ant)로 반수치사량은 0.12mg이다. 붉은불개미보다 66배가량 강한 독을 가진 것으로, 1kg짜리 쥐를 6번 쏘는 것만으로 죽게 할 수 있다. 이어 로노미애벌레(lonomia caterpillar)가 0.19mg. 종이말벌(paper wasp) 2.4mg, 노란재킷말벌(yellowjacket) 2.8mg 등의 순이다. 국내에 서식하는 곤충 중에선 장수말벌(japanese giant hornet)의 반수치사량이 1.6mg으로 가장 높다.

붉은불개미에 쏘일 경우 느끼는 고통도 다른 공격성을 가진 곤충들 중 하위권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있다. 저스틴 슈밋 미국 애리조나대 연구원은 150여 종의 각기 다른 곤충에 직접 자신의 몸을 쏘여가며 ‘슈밋 고통지수’를 제작했다.

슈밋 고통지수는 1(덜 아픔)∼4(매우 아픔)의 척도로 고통의 정도를 분류했는데, 붉은불개미에 쏘이는 아픔은 고통지수 1에 속한다. 고통지수 4에 속하는 곤충은 두 종으로 타란툴라호크(tarantula hawk)와 총알개미(bullet ant)다. 슈밋 연구원은 “타란툴라호크에 쏘이면 목욕 중이던 물 속으로 헤어드라이기가 빠져 감전되는 느낌, 총알개미에 쏘이면 길이 8cm의 못이 뒤꿈치에 박힌 상태에서 숯불 위를 걷는 것과 같은 고통이 느껴진다. 벌에 쏘인 것보다 150배가량 통증이 심하다”고 평가한 바 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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