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8만원 vs 1015만원… 소득격차 역대 최악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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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분기 저소득층 소득 8% 급감… 고소득층 9% 늘어 1000만원 돌파

최고소득 가구와 최저소득 가구 사이의 소득 격차가 사상 최대인 6배 수준으로 벌어졌다. 현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을 통해 저소득층의 수입을 늘려주는 소득주도 성장 정책을 추진했지만 분배가 되레 악화하면서 양극화 현상이 심해진 것이다.

통계청이 24일 내놓은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올 1분기(1∼3월) 전국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476만3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만 원(3.7%) 증가했다. 전체 소득수준은 작년 경제성장률 이상으로 늘었지만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정의 월평균 소득은 128만67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만1800원(8.0%) 줄었다. 이 같은 감소 폭은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3년 이후 가장 큰 것이다. 반면 상위 20%에 속하는 5분위 가정의 월평균 소득은 1분기 기준 1015만1700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9.3% 늘면서 역대 처음 월소득 1000만 원 선을 넘어섰다.

상위 20% 가구의 가처분소득(세금 등 비용 제외)을 하위 20% 가구의 가처분소득으로 나눈 5분위 배율은 1분기 기준 5.95배였다. 최고소득층이 쓸 수 있는 돈이 최저소득층의 6배에 육박한다는 의미로 2003년 이후 소득계층 간 차이가 가장 크게 벌어진 것이다.

최저소득층의 소득이 급감한 것에 대해 기획재정부는 경제활동을 하기 힘든 70세 이상 고령층의 비중이 크게 늘어난 데다 무직 또는 수입이 적은 일용직이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도규상 기재부 경제정책국장은 “저소득층인 1분위에 새로 편입된 고령층이 늘면서 근로소득도 감소한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에 경제 전문가들은 올 초 최저임금을 급격하게 올린 것이 서비스업에서 일자리가 줄어드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고 보고 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저임금이 늘면서 저소득층이 주로 일하는 숙박 도소매업을 중심으로 일자리가 감소하기 시작했다”며 고령층 일자리가 많이 사라지면서 소득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세종=박재명 jmpark@donga.com·최혜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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