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평창 노로바이러스 원인은 이동 화장실 물탱크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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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경기장 주변 570개 설치
지하수 오염돼 손 씻으며 감염된 듯

평창 겨울올림픽이 열린 지난달 평창에서 보안요원 등 300여 명이 집단적으로 노로바이러스에 걸린 원인은 올림픽 시설 곳곳에 세워둔 ‘이동식 화장실의 물탱크’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보건당국은 노로바이러스 식중독 환자들이 집중적으로 발생한 호렙오대산청소년수련원 등 관련 장소를 역학조사한 결과 주 원인은 이동식 화장실에 설치된 물탱크였다고 18일 밝혔다. 화장실 물탱크에서 검출된 바이러스의 유전자형과 환자의 것이 일치했다는 것이다. 올림픽 기간 설치된 이동식 화장실은 모두 570여 동이었다. 결국 화장실에서 나오기 전 손을 씻거나 칫솔질을 하기 위해 사용한 물이 오히려 감염을 일으킨 셈이다.

이동식 화장실의 물탱크에는 강원 지역에서 퍼온 지하수를 담았다. 보건당국은 화장실의 물탱크와 정화조가 완벽히 분리되지 않았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노로 바이러스의 주된 전파 경로는 감염자의 분변에 오염된 물이기 때문이다.

당국은 원인을 확인한 뒤 이동식 화장실의 물탱크를 모두 청소하고 열로 소독했다. 노후 화장실 5동은 교체했다. 이런 조치를 취한 뒤 열린 패럴림픽 기간에는 노로바이러스 감염자가 6명에 불과했다. 이는 역대 겨울패럴림픽과 비교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보안요원 숙소와 무관한 다른 집단 감염의 원인은 주로 주변 식당이었다. 강릉 영동대에 머문 서울지방경찰청 기동대 소속 여경 12명은 유명 식당에서 닭강정과 막국수 등을 먹은 뒤 증상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스위스 선수 4명은 인근 식당에서 송어회를 먹은 뒤 증상을 나타냈다. 합동대책본부는 지난달 2일 이후 노로바이러스 감염자는 모두 324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진한 의학 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조건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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