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조민기 ‘내 여자’ 실제로 존재, 매뉴얼도 있었다” 남자 제자도 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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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2월 22일 16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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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아닷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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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조민기 씨(53)가 청주대학교 연극학과에서 교수로 재직하면서 학생들을 성추행했다는 의혹과 관련, 이번엔 조 씨의 제자라고 밝힌 남학생의 폭로가 나왔다.

22일 오후 2시35분께 디시인사이드 연극·뮤지컬 갤러리 게시판에는 ‘예술대학의 권력자 조민기를 회상하며’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청주대 연극학과를 졸업생한 남학생’으로 자신을 소개한 A 씨는 “이 글을 쓰는데 상당히 조심스럽다. 혹여나 내 후배들이 다른 보복 혹은 피해자 신상 털기를 당할까봐. 아니면 나의 잘못된 발언에 그들이 또 다른 상처를 입을까봐”라며 최대한 사실에 입각해 글을 쓰겠다고 운을 뗐다.


A 씨는 교수이자 학과장이었던 조 씨로부터 연극제작 수업을 들은 적이 있다며, 조 씨의 교수 재직 당시 부적절한 행위를 6가지로 나눠 설명했다.

A 씨는 우선 조 씨가 성추문이 불거진 초기 ‘언행이 적절치 못해 본인이 도의적 차원에서 사퇴를 결심하게 됐다’고 해명한 것에 대해 “반은 사실이고 반은 거짓”이라며 “언행이 적절치 못하였던 것은 맞고 도의적 차원에서 본인이 사퇴를 결정한 것은 거짓”이라고 말했다. 그는 조 씨가 수업 중 ‘sexy 하지 말고 sex 하라’ 등 성희롱 발언은 물론 폭언과 욕설을 했다고 주장했다.

A 씨는 두 번째로 조 씨의 강의 태도를 문제 삼았다. 그는 “조민기 교수는 학생들의 수업 준비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수업을 들을 가치가 없다’라는 말과 함께 나가 버리고 그 수업은 종강을 했다”며 “그 수업은 개강한지 한달 조금 넘은 수업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 여자’는 실제로 존재했다”고 폭로했다. A 씨는 “한 학번마다 한두 명씩 조민기 교수의 ‘내 여자’가 있었다. ‘너 내 여자 해라’ 말 한 마디면 내 여자가 되었다”며 “‘내 여자’가 무엇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분명 ‘내 여자’는 존재했다.(반면) ‘내 남자’는 없었다”고 했다.

또한 A 씨는 “그는 깡패였다”며 “학과장이었던 조민기 교수는 자신을 ‘깡패’라고 이야기 했다. 누구도 자신을 건드리지 못한다고”라며 그가 해당 학교에서 ‘권력자’였다고 주장했다.

특히 A 씨는 조 씨의 성추행을 폭로한 피해자들이 성추행 장소로 한결 같이 언급했던 ‘오피스텔 호출’이 사실이라며 피해 방지를 위한 “조민기 교수 매뉴얼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A 씨는 ‘조민기 교수 매뉴얼’에 대해 “여학생 혼자 오피스텔에 두지 말 것, 여학생 호출시 남학생 필히 대동해서 갈 것, 남학생은 그 곳에서 술 취하지 말 것 등이 암묵적으로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암묵적 동의 하에 그것을 실천에 옮겼다. 하지만 교수이자 같은 학교의 선배가 권하는 술을 그 자리의 남학생들은 피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A 씨는 마지막으로 “그곳에서 그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며 “그 정도 입김 가진 사람이라면, 그 사람의 한마디라면 배우는 꿈도 못 꾸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그래서)나이 어린 학생들을 데리고 유린을 한 것”이라며 “말 한 마디 잘못 하면 조금이라도 그를 수틀리게 하면 (연극계에서) 영원히 매장될 수도 있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았기 때문에 우리는 묵과할 수밖에 없었다”고 적었다.

A 씨는 “그의 행각이 조금씩 수면 위로 떠오르고 결국 터질 것이 터진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그는 오리발을 내밀고 있다”며 “용기 내서 목소리를 내준 우리 후배들을 위해서라도 이 일은 절대로 흐지부지 끝나선 안 된다. 부디 그 더러운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게 도와 달라”고 호소하며 글을 맺었다.

한편 조민기 씨는 방송 인터뷰 등을 통해 성추행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다음은 A 씨 글 전문▼

이 글을 쓰는데 상당히 조심스럽다. 혹여나 내 후배들이 다른 보복 혹은 피해자 신상털기를 당할까봐. 아니면 나의 잘못된 발언에 그들이 또 다른 상처를 입을까봐. 그래서 최대한 사실만을 입각하여 글을 쓰고자 한다.

나는 청주대학교 연극학과를 졸업한 남학생이다. 조민기 교수는 내가 다니던 학교의 교수이자 학과장이었다. 그의 연극제작 수업도 들은 적이 있다. 그의 연기 수업 역시 수강신청 하여 들은 적도 있다. 밑에 적어 내려가는 내용은 최대한 사실에 입각해서 적을 예정이다.

첫 번째로 조민기 교수의 ‘언행이 적절치 못하여서 본인이 도의적 차원에서 사퇴를 결심하게 되었다’라는 말은 반은 사실이고 반은 거짓이다.
언행이 적절치 못하였던 것은 맞고 도의적 차원에서 본인이 사퇴를 결정한 것은 거짓이다. 그의 연기 수업 중에 이런 발언을 했다. “sexy 하지 말고 sex 하라.”이 말 뜻이 무엇일까. 연기적으로 꾸미거나 척 하지 말고 진짜로 하라 이건데 왜 그 단어를 사용하여 수업을 진행 했는지 모르겠다. 그의 공연 제작 수업은 폭언과 욕설이 있었다. 성희롱적 발언 역시 존재했었다. 그것을 녹음 했어야 하는 거 아니냐 라고 묻는 사람들이 있는데 사람이 갑작스럽게 폭언과 욕설 혹은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어떻게 되는줄 아는가. 먼저 되묻고 싶다. 마치 호랑이가 포효 하면 동물들이 굳어서 움직이지 못하는 것처럼 그 자리에서 굳어버린다. 머릿속에는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고, 그냥 그 자리에 멍하니 서버리게 된다. 그렇게 폭언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어느 누가 녹음기를 꺼내들고 혹은 휴대전화를 꺼내들고 녹음을 할 수 있었을까.

두 번째로 그의 수업은 언제 종강을 할 지 몰랐다.
조민기 교수의 연기 수업이었다. 학생들의 수업 준비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수업을 들을 가치가 없다’라는 말과 함께 나가 버리고 그 수업은 종강을 했다. 물론 수업 준비가 부족했다는 것은 우리의 잘못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수업은 개강한지 한달 조금 넘은 수업이었고 그 이후에 우리는 그 수업을 듣지 못했다.

세 번째로 ‘내여자’는 실제로 존재했다.
한 학번마다 한두 명씩 조민기 교수의 ‘내여자’가 있었다. ‘너 내여자 해라’ 말 한마디면 내여자가 되었다. 농담인 줄 알았다. 그저 장난인줄 알았을 거고, ‘내여자’는 무엇을 했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정확하게 ‘내여자’는 존재 했었다. 나는 남자였기 때문에 ‘내남자’는 없었으니까.

네 번째로 그는 깡패였다.
학과장이었던 조민기 교수는 자신을 ‘깡패’라고 이야기 했다. 누구도 자신을 건드리지 못한다고. 그 ‘깡패’의 앞단어가 예술대학 이었는지 연극과 였는지 안덕벌 이었는지는 기억이 안나지만 확실히 본인이 본인을 깡패라고 지칭했다. (여기서 안덕벌은 청주대학교의 자취촌이다. 우리는 그곳을 안덕벌이라고 불렀다.)

다섯 번째로 그의 오피스텔 호출 역시 진짜이고 남학생들이 여학생들을 대동해서 갔다.
조민기 교수 매뉴얼이 있었다. ‘여학생 혼자 오피스텔에 두지 말 것’, ‘여학생 호출시 남학생 필히 대동해서 갈 것’, ‘남학생 그곳에서 술 취하지 말 것’ 등등 암묵적으로 있었다. 그리고 우리는 암묵적 동의 하에 그것을 실천에 옮겼다. 하지만 교수이자 같은 학교의 선배가 권하는 술을 그 자리의 남학생들은 피할 수 없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그곳에서 그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학교의 교수이자 학과장, 학과의 대선배, 연예인. 그를 따라다니는 많은 호칭이 있다. 그 정도 입김 가진 사람이라면, 그 사람의 한마디라면 배우는 꿈도 못꾸는 상황이 올 수 있다. 나이 어린 학생들을 데리고 유린을 한 것이다. 모두가 알고 있을 터. 연극판 좁고 영화판 좁다는 거. 말 한마디 잘못하면 조금이라도 그를 수틀리게 하면 안덕벌을 넘어가서 영원히 매장 될 수도 있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았기 때문에 우리는 묵과 할 수 밖에 없었다. 그에게 잘못 걸리면 어떻게 되는지 알 것 같기 때문에. 학점으로 보복이 들어오거나 더 나아가서는 배우의 꿈을 정말 꿈만 꾼 것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그의 행각이 조금씩 수면 위로 떠오르고 결국 터질 것이 터진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그는 오리발을 내밀고 있다. 용기내서 목소리를 내준 우리 후배들을 위해서라도 이 일은 절대로 흐지부지 끝나선 안된다. 부디 그 더러운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게 도와 주십시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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