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배우 이승비 “이윤택, 성추행 거부하자 공연 불이익” 새로운 폭로

  • 동아닷컴
  • 입력 2018년 2월 19일 14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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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성폭행’ 논란에 휩싸인 연극 연출가 이윤택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증언이 또 나왔다.

연극배우 겸 극단 나비꿈 대표 이승비 씨는 19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metoo 벌써 오래전 일이다. 묵인하고 있다는 게 죄스러워 기자회견 15분 전인 지금 간단히 있었던 사실만 올린다”며 글을 올렸다.

이 씨는 “아주 오래 전 국립극장에 객원단원으로 뽑혀 ‘떼도적’이란 실러의 ‘군도’ 작품을 6개월간 쟁쟁하신 선생님들과 연습을 하게 되었고 전 A팀으로 메인 팀의 여자 주인공인 아말리아 역할을 하게 됐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제가 총 10회 공연 중 7회 B팀의 여자 주인공인 배우는 3회 계약을 하고 힘들게 공연을 올리던 도중 이슈가 되고 있는 그 연출가이자 그 당시 국립극장 극장장이던 ‘그 분’이 공연 중인데도 불구하고 낮 연습 도중 저보고 따로 남으라고 했고 그 이유인 즉슨 워낙 큰 대극장이기에 발성연습을 조금만 하자는 거였다”고 설명했다.

이 씨는 “그때 당시는 CCTV도 없고 그는 그 곳에서도 왕 같은 교주 같은 존재이기에 남아서 따로 연습에 응했다”며 “대사를 치게 하면서 온몸을 만졌다. 너무 무섭고 떨려서 제 몸은 굳어져 가고 수치스러움에 몸이 벌벌 떨렸다. 결국 제 사타구니로 손을 쑥 집어넣고 만지기 시작하여 전 있는 힘을 다해 그를 밀쳐내고 도망쳐 나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신을 가다듬고 행정실로 찾아가서 모든 얘기를 전했지만 그 일에 관련된 얘기는 듣지도 않고 원래 7대 3이었던 공연 횟수가 5대5로 바뀌었다는 일방적인 통보를 받고 충격에 휩싸여 집에 오는 길에 응급실로 실려 갔다”며 “결국 그날 공연을 못하고 전 마녀사냥을 당했다. 최초로 국립극장 공연을 펑크 낸 이승비 배우라고…”라고 전했다.

이 씨는 “그 당시 모든 사람들이 날 몰아세웠고 심지어 그 당시 제 남자친구가 그 공연에 코러스였는데 그 친구 역시 연희단거리패였기에 모든 것을 묵인했다”며 “그 뒤로 전 신경 안정제를 먹고 산다”고 토로했다.

이 씨는 “이 무시무시한 일들이 더 이상 저의 후배들에게 일어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 글을 남긴다. 그제 아버지를 하늘나라로 보내드리고 손을 떨며 간절한 맘으로 제 맘과 의지를 전한다”며 글을 맺었다.

이 글로 봤을 때 이 씨가 이윤택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시기는 2005년으로 추측된다. 이때 국립극단은 독일의 대문호 프리드리히 폰 실러의 대표작 ‘떼도적’을 공연했다. 당시 예술감독은 이윤택이었다.

한편 앞서 이미 성추문에 휩싸인 이윤택은 19일 오전 서울 명륜동 30스튜디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사죄를 드린다. 무릎을 꿇고, 제 죄에 대해서 법적 책임을 포함해 그 어떤 벌도 받겠다”고 말했다. 단 이윤택은 일부에서 제기된 성폭행 의혹에 대해선 부인했다.

박예슬 동아닷컴 기자 ys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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